6/14(화) 입사동기 5인방, 문배마을로 향하는 길,
경춘선을 타는 맛은 북한강을 거슬러
오르며 주변경치를 즐기는 것인데-
조금 가면 터널, 또 터널.
대성리하면 난생 처음으로 캠핑을 한 곳.
(중1때) 출발부터 극적이었다.
성동역(제기역 근처) 출발, 경춘선열차에
간신히 올라탔고, 두 손으로 붙잡은 꽁치
통조림이 떨어지지나 안을까 걱정뿐.
캠핑지에선 우리 또래 동네친구들에게
시달리느라 즐거움도 별로 누리질 못했지.
대학교때는 댐밑에서 낚시질을 했는데
운 좋게 대어 한 마리가 걸렸다.
운은 거기까지.
댐의 방류로 강물이 불어난지도 모르고.
덕분에 낚시대는 떠내려 갔고.
당시에 이태현친구 아버님이
청평에 있던 후송병원장일 때라
친구덕에 놀러갔었다.
춤꾼이라 소문난 친구는
어찌 지내는지.
'강은 꿈이었다
너무 먼 저편
탯줄은 강에 띄워 보내고
간간히 강풍에 진저리치며
나는 자랐다
내가 자라 강을 건너게 되었을 때
강 저편보다 더 먼 나를
건너온 쪽에 남겨두었다
어느 하구 모래톱에 묻힌 나의
배냇기억처럼'
(허수경, 1964-, 강)
강촌역에 내렸을 땐
좋은 6월의 하루,
유월은 이상국시인(1946-)의 말대로
오월과 칠월 사이에 숨어지내,
사람들은 잘 모르고 그냥 지나가는 달.
나이가 들수록 6월이 좋아지는
까닭은?
더위는 아직이고 모기 등 벌레들의 활동이
아직 본격적이 아니기 때문이기보다
어느새 신록이 싱싱한 초록으로 변했기에.
요즈음 이름도 모르는 서양꽃에 차이고 뒷전에.
그나마나 백일홍도 멕시코 원산.
6-10월 사이 백일 정도 피는, 여러색의
선명한 색을 내보이는 국화과의 꽃.
무더위에 강하나
추운 곳은 싫어하는 꽃.
이꽃 역시 멕시코 원산, 국화과 꽃.
우아하며 밝은 색을 내뿜는.
6-9월 개화.
멕시코 나라꽃이다.
(국립생물자원관)
햇볕이 제법 강해졌다.
옛날에 맛본 만큼 달콤하지 않지만
그런대로 달콤.
cherry는 보통 서양버찌를 말한다.
오디도 따먹어 보았지만
심한 가뭄으로 말라 비틀어져 별맛 없고.
곧 매미의 울음이 섞이겠지.
벤치에 앉아 간식.
커피도 한 잔 하고.
고향은 경상남북, 전라남북 골고루.
폭포의 위용을 유지하고 있는 구곡폭포.
춘천시 남산면 강촌리 소재.
봉화산(526m)에서 발원, 아홉 골짜기를
휘돌아 내려꽂는 폭포.
높이 50m.
일명 구구리폭포.
이곳에서 깔딱고개를 40분 오르면 문배마을.
구구리마을에서 구구리폭포 이름이 왔고.
골이 깊고 아홉굽이를 돌아드는 마을.
동사리, 뚜구리, 멍텅구리라고 불리는
하천 중상류 돌밑에서 서식하는 민물고기.
폭포 근처에 구구리가 사는 것은 아닌지.
겨울, 폭포의 빙폭도 볼만.
겨울의 추억은 없고.
강촌역에서 윗길로 문배마을 갔다가
아랫길, 봉화산길로 해서 원점 회귀.
구곡폭포를 처음 찾은 것은 신입사원때.
상사들은 요정집 아가씨 둘을 대동했고.
술 한 잔 하더니 두 친구 서로 싸움질.
강촌역입구에서 검봉산(530m) 비탈길 올라
정상에 올랐다, 문배마을을 찾기도 했고.
비가 더 와야 폭포의 진가가 나오겠지.
옛날보다는 정비가 되어
오르기 쉬워졌고.
헐떡이는 친구는 없었고.
문배마을 소재지는 춘천시 남산면 강촌리.
마을은 분지내에 자리잡아
안정감이 있고
옛 고향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마을.
한씨네도 있고 김가네도 있고.
마을이름에 대해서는 세가지 설이 있다.
문배나무가 많아서,
마을모양이 배를 닮아서,
문폭(구곡폭포) 뒤에 있는 마을 등.
한씨네에서 점심후,
생태연못 한바퀴 돌고
왼쪽 임도로 해서 원점 회귀.
올해는 춘천여인네들을 따라
오솔길 따라
한씨네로.
처음 철도가 개설할 당시 수입된 미국산
침목과 함께 묻어온 흰꽃을 보고,
일본이 조선을 망치려고 이꽃을 뿌렸다
하여 망국초, 망초(亡草)라 하였고
그후 더 예쁜 흰꽃이 나타나
망초보다 더 나쁜 개망초 탄생.
(국립중앙과학관)
'여름 오면 겨울 잊고 가을 오면 여름 잊듯
그렇게 살라 한다
정녕 이토록 잊을 수 없는데
씨앗 들면 꽃 지던 일 생각지 아니하듯
살면서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여름 오면 기다리던 꽃 꼭 다시 핀다는 믿음을
구름은 자꾸 손 내저으며 그만두라 한다
산다는 것은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하루 한낮 개울가 돌처럼 부대끼다 돌아오는 길
흔들리는 망초꽃 내 앞을 막아서며
잊었다 흔들리다 그렇게 살라 한다
흔들리다 잊었다 그렇게 살라 한다'
(도종환, 1955-, 세월)
어느 누군가는 망초는 고향을 그리워 하는
꽃(望草)이라 하기도 하고.
그런데 잊을 망(忘)자도 있네.
국화과, 북미원산 두해살이풀.
6-8월 개화.
꽃잎차를 만들기도.
번식력이 좋아 어느 땅에서도 잘 자란다.
금계국도 피었고.
중국원산으로 역사가 오래된 꽃.
아욱과 식물.
열매모양이 접시, 자동차 바퀴 닮았다.
6월경 개화, 꽃가루가 많아
벌, 곤충들이 즐겨 찾고.
'거친 밭 언덕 쓸쓸한 곳에
흐드러지게 핀 꽃송이 약한 가지를 누르네
매화비 개니 향기 날리고
보리 바람에 그림자 흔들린다
수레 탄 사람 뉘라서 보아주리
벌 나비만 부질없이 기웃거리네
천한 땅에 태어난 것 스스로 부끄러워
남에게서 버림받고도 그 한을 견디누나'
(최치원, 857-미상, 촉규화)
*촉규화는 접시꽃.
*중국에서의 자기 처지를 접씨꽃에 견주어
말함.
기웃거리는 모습도 아름답고.
이곳에서 토종닭 백숙에 한 잔.
여유로운 점심.
성리학에 열중인 김소현친구가 쏘았다.
고맙소, 친구.
문배마을의 심볼.
장미과의 낙엽활엽교목, 높이는 10m.
홍능에서 처음 발견되었는데
돌배보단 크다.
문배주는 밀, 좁쌀로 만든 평안도술.
문배의 향이 난다 해서 문배주.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온 밤에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무수한 어깨들 사이에서
무수한 눈길의 번득임 사이에서
더욱더 가슴 저미는 고독을 안고
시간의 변두리로 밀려나면
비로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수많은 사람 사이를 지나고
수많은 사람을 사랑해버린 다음
비로서 만나야 할 사람
이 긴 기다림은 무엇인가
분수는 멋지게 물을 품어내고.
바람같은 목마름을 안고
모든 사람과 헤어진 다음
모든 사랑이 끝난 다음
비로서 사랑하고 싶은 사랑이여
이 어쩔 수 없는 그리움이여....'
(문병란, 1935-2015, 호수)
붓꽃과의 다년생 초본.
습기가 많은 곳, 연못, 늪에
6-7월 개화. 키가 크고.
산과 들에 피고 5-6월에 피는
키가 작은 붓꽃과의 붓꽃과는 틀림.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
6-7월 개화하며 독성이 있고.
잎에 특이한 향기.
향수, 화장품, 비누 등에 이용.
뿌리는 한방에 쓰이고.
꽃은 이삭꽃차례.
임도를 따라 구곡폭포 주차장으로.
우리의 마음은 어딘가를 헤매기 시작.
산 타기, 글 쓰기에 여념이 없다.
정작 꽃은 작고 그나마 피기 전.
다래나무과에 속하고
경사나 계곡에 사는 낙엽덩굴나무.
6-7월 개화하는 개다래꽃은 암수 딴 그루.
열매는 약용으로 쓰이고,
잎을 이용, 동물원 사자의 안정 내지는,
마취에 쓴다고.
천남성꽃은 사두화(蛇頭花)라 불린다.
뱀이 머리를 쳐들고 있는 모양.
천남성(天南星)은 남쪽에 뜨는 별.
천남성은 양기가 강해, 양기가 강한
천남성을 빗대어 이름을 붙임.
산지의 그늘진 습지를 좋아하고
5-7월 개화. 열매는 빨간색 구슬뭉치.
장희빈에게 내려진 사약은
천남성 뿌리로 만들어졌다.
잘 사용하면 약도 되는.
(야생화백과사전)
이곳에서 진짜 다람쥐 서너 마리를 보았고.
유치원생 현장 실습지.
여인네들 꽃모종을 심고 있어
아름다운 여인네들이 꽃을 심으니
꽃이 더 이쁘다고 하였더니,
여인네들 빙그레-
돌나물과의 다년생 초본.
5-6월 개화.
어린 순은 나물로 이용하고
연한 잎, 줄기는 물김치로 이용.
생채, 샐러드, 된장국 등 기능성식품으로
개발 가능성이 많다고.
양지 바른 바위, 땅 위에서 자란다.
되돌아 나가 강촌역으로.
밤꽃이 한창.
나이가 들어, 화장실에 지팡이를 놓고 나와
되돌아가기도 하고.
가뭄에도 그럭저럭 자라는 고구마밭.
'몇 번이나 세월에게 속아보니
요령이 생긴다 내가 너무
오래 산 계절이라 생각될 때
그때가 가장 여린 초록
바늘귀만 한 출구도 안 보인다고
포기하고 싶을 때, 매번 등 뒤에
다른 광야의 세계가 다가와 있었다
두 번 다시는 속지 말자
그만 생을 꺽어버리고 싶을 때
그때가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보라는
여름의 시간 기회의 시간
사랑은 한 번도 늙은 채 오지 않고
단 하루가 남았더라도
우린 다시 진실해질 수 있다'
(송경동, 1967-, 먼저 가는 것들은 없다)
입사동기 5인방, 시간이 흐를수록
정은 끈끈해지고-
이날 22천보를 걸었다.
조금 많이 걸은 셈.
김재원대장을 비롯 모두
수고가 많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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