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전만해도 쌀쌀했던 날씨가
4/9(토) 한낮 기온이 20삼사도를 넘는 초여름 날씨.
눈도 일찍 떠졌고.
봄의 변심이랄까.
일전에 같이 남산을 같이 돌았던
이종호친구가 가르쳐준 대로
DMC SK VIEW아파트 좌측에 있는
봉산오르는 길을 걷기 시작.
DMC역에서 내린 것은 처음.
이역 근처는 은평구 수색동, 증산동
그리고 마포구 상암동이 겹치는 동네.
동쪽에서 주로 노는 우리에겐
낯설고 새로운 동네.
숲이 많이 푸르러졌다.
녹색옷을 입은 여인도 돋보이고.
일주일 전 앵봉산을 오를 때와는 달리.
산을 어려워하는 친구들에게 권하고 싶은 길.
구례지방에서는 애들 학비를 보태준 나무.
산수유열매를 약재로 조제, 일본으로 수출하는
과정에서 어머니들의 이가 보기싫게 물들여졌다.
입으로 일일이 열매에서 씨를 빼냈으니까.
비슷한 계열의 색이라도.
서오릉까지 갈 수도 있는 길.
재춘친구 봄을 만났고.
꽃이 피었다고 사람들이 몰리는 요즈음
이리 한적할 수가.
앞 서거니 뒤 서거니.
재춘친구왈 나만 빠지면 짝이 맞는다나.
잎이 틈실한 이곳의 제비꽃.
'내가 처음 너를 만났을때
너는 작은 소녀였고
머리엔 제비꽃
너는 웃으며 내게 말했지
아주 멀리 새처럼 날으고 싶어
음음음음음음음'
이젠 저세상 사람이 된
우리 친구, 조동진의 노래.
등산객들이 늘었다.
전형적인 봄하늘.
단체사진 부탁을 부탁했더니
내가 명암조절을 잘못했는지-
집에와서 보니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사진.
고맙다고 과자를 줄려다 말었는데-
올봄 최상의 꽃구경.
DMC등 새로 지은 아파트가 많다.
아직도 짓고 있고.
가을의 붉은 단풍이 아름답고
줄기가 화살같은 나무,
인기가 좋은지 이곳저곳에 심겨져 있다.
우리가 죽으면 무덤이고, 납골당이고
수목장이던간에 뭔 소용이 있냐 하지만
이런 따스한 풍경을 보면
진달래 곁에 묻히고 싶다.
노간주나무에 대해 한참을 설명.
줄기가 잘 구부러지고 질기기 때문에
소 코뚜레로 사용했다고.
측백나무과에 속하는 이 나무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5-6m의 키.
서양노간주 열매는 주니퍼,
진의 향기를 내는데 사용.
우리 노간주나무 열매로 술을 담가도
맛과 향이 훌륭하다고.
데이트족도 많다.
팥배나무 군락지가 있다는 설명판.
가을의 빨간 팥배나무 열매도 보기 좋지.
앞 서거니 뒤 서거니.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 돌, 시내 가차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
삼동(三冬)을 참아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에서나 즐거웁게 솟쳐라
푸르른 하늘은
아른아른 높기도 한데.....
(윤동주, 1917-1945, 봄)
*삼동은 겨울 석달.
종달새는 참새목 종다리과에 속한 새,
급격히 감소하여 보기가 어렵다고.
36천평에 12천주가 연차적으로 심어졌다.
일본의 대표적 수목.
우리나라엔 1900년대 들어왔고
추위에 약해 남부지방 중심으로 분포.
측백나무과에 속하고 목질이 좋고
향이 좋아 실용성이 있는 나무.
높이 40m. 아토피 치료에 좋은
피톤치트가 함유되어 있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박목월, 1916-1978, 목련꽃 그늘 아래서)
우리들의 은사, 박노준선생님도 생각나고.
길가에 원추리가 많이 심어져 있고.
언덕을 오르내리자니 땀방울이 송글송글.
살살 불어오는 봄바람, 그렇게 시원할 수가.
이때쯤 나물로 먹는다(넘나물).
옛날부터 사랑을 받아온 꽃.
어머니들이 마당에 핀 이꽃을 좋아했다.
중국명은 훤초. 근심을 잊게 한다는.
훤당은 남의 어머니를 높여 이르는 말.
6-8월 개화하면 다시 오자고,
군락을 이룬 원추리꽃 보러.
친구의 달걀 삶는 솜씨 여전하다.
쉽게 껍질이 까진다.
트리던트 껌도 씹고.
코로나 후유증이 아직인
영우친구, 조금 힘들어했다.
아직도 코로나에 시달려 못나온
병헌친구도 생각나고.
'꽃잎이여 그대
다 모아 피어
비 바람에 시달리며
가는 가냘픈 살갗이여
그대 눈길의
머언 여로(旅路)에
하늘과 구름
혼자 그리워
붉어져 가노니'
(신석초, 1909-1975, 꽃잎 절귀)
쉬었다 가기도 하고.
굵은 나무줄기에는 해충의 접근을 막는
끈끈이 테이프가 둘러쳐 있고.
이꽃을 보면 "명자야!"하고 반갑게 부르고 싶고.
장미과 관목으로 키는 1-2m.
7-8월에 향이 좋은 예쁜 열매를 맺는다.
경기도에선 아가씨꽃이라 부르고.
백발에 아무옷이나 어울리고.
경상도 여인하면 학을 떼고.
학은 학질을 의미.
잘못하다 다칠라.
봉산을 오르는데 몇번의 언덕길을 올랐다,
초장의 편한 길과는 달리.
서울 무악봉수에서 이어지는 봉수대.
애들 장난감처럼 만들어 놓았고.
앞산은 백련산,
뒷산은 안산,
좌측에 조그마하게 남산이 보이고.
봉산(烽山, 일명 봉령산, 鳳嶺山, 208m)은
은평 구산동, 고양시 용두동, 향동과의 경계.
좌우로 뻗은 산줄기는 봉황이
날개를 펴고 있는 형상.
이곳에 뜨는 무지개와 해가 볼만하고.
봉산탈춤은 황해도 봉산(鳳山)을 중심으로
하여 전해 내려오는 탈춤.
우측산은 앞에서 설명.
'같은 곳을 바라보기
참, 쉽다
같은 곳을 바라보기
참, 어렵다
때로는 가까이서, 때로는 멀리서,
때로는 높게, 때로는 낮게,
때로는 오랫동안, 때로는 잠시,
때로는 같이, 때로는 따로,
바라본다
바라보다, 바라보다가....
참, 쉽고 또 참, 어렵다
그래도 함께 바라볼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우리는.......'
(김명옥, 동행)
친구들과의 동행이라기 보다는
배우자와의 동행을 이야기하는듯.
신록의 계절이 오고 있다.
은평구 구산동에 있는
금으로 몸치장한 절.
날카로운 담장을 비웃는듯.
이날은 14천보를 걸었다.
불광골정육점식당에서
두터운 삼겹살+맛있는 된장찌개+테슬라.
테슬라는 테라맥주+이즈백(Is back)
이즈백은 돌아온 옛날 진로병 소주, 16.9도.
흥구친구가 굽는 고기,
최고의 맛.
영우친구가 패를 잡았다.
포켓몬 띠부실 빵.
편의점에서 난리가 나 동이 난 빵.
봉지에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포켓몬 캐릭터 그림이 들어있는.
SPC삼립의 상술.
포켓몬 사용료는 일본으로 들어간다고
걱정들도 하고.
애고 어른이고 스티커 모으는 재미에
빠져 난리를 치는.
젊은이들과 놀아야 요즈음 세상을 알지.
영우, 경희친구와 같이.
최백호의 '보고싶은 얼굴'이 흘러나왔다.
'눈을 감고 걸어도 눈을 뜨고 걸어도
보이는 것은 초라한 모습 보고싶은 얼굴
거리마다 물결이 거리마다 발길이
휩쓸고간 지나간 허황한 거리에
눈을 감고 걸어도 눈을 뜨고 걸어도
보이는 것은 초라한 모습 보고싶은 얼굴'
보고싶은 얼굴은 옛여인의 얼굴이기도
하겠지만 지난날의 나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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