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광교호수공원 만화방창(萬化方暢)

난해 2023. 3. 26. 16:23

광교호수공원의 만화방창(萬花方暢)

이번 주(3/20-3/27)는 만화방창(萬化方暢)의 절정.
꽃화(花)자가 아니고 될화(化)자.
만화방창은 따뜻한 봄이 되어 생물이 나서 자란다는
뜻. 나의 일주일도 이에 걸맞게 만화방창 속에서.
 
월요일 점심은 장지우친구의 주선으로
압구정역 설매네에서 황광은목사 탄생 100주년
뒷풀이. 변동걸친구에게 기념책자 전달.
애쓴 지우친구를 위해 우리가 베풀어야할 자리인데
거꾸로 친구가 주최가 되었다. 대단한 친구다.
 
저녁은 청량리에서 삼월회 고스톱모임.
지난달 몸이 불편, 참석 못하신 서상무님,
건강하신 모습으로 참석.
 
 
 
 

안산둘레길의 히어리

화요일은 입사동기들과 안산자락길 걷고
안국동 향가에서 점심.
 
자락길의 히어로는 초록나무과의 히어리.
학명에 coreana가 붙은 우리 특산식물.
멸종위기 식물로서 특별보호를 받고 있고.
봄이 오고 있음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나무.
 
이름이 외래말 같지만 개나리, 으아리, 원추리
등을 생각하면.
 
수요일은 북창동에서 죽우회 회원들과 삼계탕.
저녁은 건대역 먹자골목에서 젊은 친구와
줄돔회+매생이굴국+isback 한 잔.
나도 젊어진 기분.
 
 
 
 

목요일은 그림 그리기 두 시간

그리고 세종문화회관 뒤 오가와(小川, 시내)에서
회원의 희수기념 점심, 오마카세.
오마카세는 주방장이 만드는 특선 일본요리.
내가 좋아하는 반선생님도 나오셨다.
 
그리고 성북동 하늘커피에서 커피 한 잔.
수현산방은 봄맞은 여인들로 만원.
젊은 미남종업원들 정신없이 바뻤고.
 
우리친구들 대부분 올해 희수(稀壽).
드물 희자. 옛날에는 드물었던 나이.
애들이 챙겨주려나. 우리가 챙겨야지.
 
 
 
 

금요일은 용인 매실농장, 석회유황합제 살포

마나님과 함께.
올해는 날씨가 일찍부터 따뜻한지
모든 꽃들이 열흘 정도 빨리 피었다고.
 
14년째 매실농사지만 청매화가 홍매화 보다
1주일 이상 빨리 핀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홍매화 꽃봉우리가 아직 조그맣고.
100그루 심었는데  44그루만 생존. 반반씩
심었는데 청매화가 월등히 많이 남았다.
 
 
 
 

3/25(토) 광교중앙역에서 열 친구 모여 광교호수공원 산책

작년 5월 경기도청이 신청사로 이전하였는데도
아직도 공사 중. (수원 영통구 이의동)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으로 도민 모두 행복하게
만들겠다는데-
호화청사란 말도 나왔고 행정기관 하는 일들,
의아한 눈초리로 본다.
도단위 기관들이 광교신도시로 이전 중.
 
 
 
 

멋진 디자인의 광교 갤러리아 백화점(영통구 하동)

광교신도시는 수원의 강남.
강남의 부유층도 일부 이곳으로 이동.
우리친구들의 몇도 그렇고.
 
수원 영통구의 4개동, 용인 수지구의 2개동
일대에 조성된 신도시. 31천 가구 주택.
수원 88%, 용인 12%.
삼성전자, 법조타운 등 양질의 일자리가 있는
자족도시이며 호수공원 등 녹지가 있는 도시.
 
 
 
 
 

백화점 벽에 비친 거리 풍경(이재춘친구 사진)

우리들도 풍경의 일부가 되고.
 
 
 
 

거리의 달팽이와 개구리

우리의 삶도 느릿느릿 흘러가고.

비오톱(biotope), 생소한 말

그리스어. 생명을 의미하는 bios, 영역이란 뜻의
topos가 합친 말. 도심에 존재하는 인공적
생물서식공간을 의미.
 
 
 
 

빌딩숲에 둘러싸인 원천저수지(영통구 하동)

주민들에겐  좋은 공간이지만
답답.
 
 
 
 

대학시절의 원천유원지, 거의가 쌍쌍

(수원의 옛날사진, 바람이 가는 길)
수원 푸른지대에서 딸기 먹고
원천저수지에서 보트 타고, 데이트코스.
 
옛날 수원 호수의 대표적 명소, 서호와 원천.
서호는 1799년(정조 23)에 만들어진 축만제.
 (만석의 생산을 축원한다는 뜻)

1906년 권업모범장이 설립되고
1962년 농촌진흥청으로 탈바꿈.
수원이 농업연구의 본산지가 됨.
 
원천저수지는 유원지가 되었고.
 
 
 
 

1980년대 원천과 신대저수지

이날 전재혁친구 덕에 신대저수지가
있는 줄 알게 되었다. 그만큼 근시안.
 
 
 
 

우리는 본격적으로 산보 시작

버드나무의 연두색은 만화방창의 시작.
 
 
 
 

버드나무 아래서

송승현친구가 찍은 사진.
사진에 부끄럼증이 있는 듯.
 
아산친구, 수원친구, 최무영친구 오랜만.
 
 
 
 

바야흐로 봄

 
 
'봄이란 것이 있었다
 
겨울에서 여름으로 건너가는
징검다리 두엇
잠시 머물렀다 가는 오두막집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말할까 말까
가슴만 두근거릴 뿐
더러는 하고 싶은 말들도
목구멍으로 삼길 때
 
사람의 몸에서도 
꽃이 피어나고 잎이 달릴 때
 
가을이라는 것도 있었다'
(나태주, 1945-,  봄, 그리고)
 
 
 
 

버들강아지 또는 버들개지, 버드나무꽃(이재춘친구 사진)

 
'꽃도 아닌 것이
잎사귀도 뭐도 아닌 것이
눈보라 겨울길을
빈 호랑버들가지로 나면서
밤이고 낮이고
풀쐐기처럼 하고 앉아
올올히 까끄라기 톱니 같은
속눈썹만 키우다가
봄이 오면
뒷동산 새소리
소소리패랑 함께
온 산천들판으로
하얗게 하얗게 바둥거릴
하늘동네 바람둥이'
(김인섭, 1933-사망, 버들강아지)
 
 
 
 

낙화된 버들강아지

바람둥이 역할도 끝났다.
 
 
 
 

버드나무군락과 아파트

버드나무는 봄을 알리는 대표적 나무.
물을 좋아해 개울, 호숫가에 서식.
 
정릉에 묻힌 신덕왕후가 이성계를 만날 때
혹시 체할까 버들잎을 띄워 물을 올린다.
가냘픈 여인을 연상케도 하지만
화류하면 육감적, 퇴폐적.
(박상진교수)
 
 
 
 

수양벚꽃도 하늘거리고

호수공원엔 벚꽃도 피었다.
아니 벌써.
 
 
 
 

만개된 산수유꽃

이곳의 산수유꽃은 강한 느낌.
 
 
 
 

원천호수 위의 신대호수(영통구 하동)

신대호수가 사람도 적고 한적하며
여러가지 새들도 볼 수 있어 원천호수보다
산책에 적격.
원천호수에서 언덕을 올라야 보인다.
 
 
 
 

신대호수 가는 길

걷기엔 딱 좋은 날씨,
햇볕도 없어서.
 
 
 
 
 

봄의 여인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
(김용택, 1948-, 참 좋은 당신)
 
 
 
 

인동덩굴도 잎이 나왔고

인동초, 금은화로 불리는 인동은
남쪽엔 상록수, 북쪽은 반상록 상태.
환경이 어려워도 잘 버틴다.
 
고구려 강서대묘, 발해 도자기, 와당,
천마총 천마도 등에 인동무늬가 보인다.
(박상진교수)
 
 
 
 

민들레도 활짝

국화과 여러해살이풀.
별명은 앉은뱅이.
 
옛날 비가 많이 내릴 때 한 목동
물에 빠져 죽을 지경.  하나님께 목숨만
살려달라고 기도했더니, 바람이 불어와
씨앗을 높이 날려 양지 바른 언덕에 사뿐히.
꽃말은 감사하는 마음.
(국립중앙과학관)
 
 
 
 

외로이 핀 진달래 한 그루

색과 자태가 고왔고.
 
 
 
 

계단길 올라 벤치에서 간식

재춘친구 블랙, 믹스 두 가지 커피를 준비했고.
지탄표 홍당무가 신상품.
친구들 으례 간식 한 가지씩 꺼냈다.
 
 
 
 

언덕 위 산수유 세 그루

외롭지  않고.
 
 
 
 

장미과 해당화, 잎을 틔우고

5-7월 붉은 꽃을 피우는 해당화는
바닷가를 좋아하지만 산골에도 자란다.
뉴질랜드 남섬, 서해안에서 크라이스처지 
가는 길, 호숫가에서도 보았다.
 
류흥구, 이재춘친구 덕에 잎만 보아도
무슨 나무인지, 식물인지 알 수 있고.
 
 
 
 

신대호수로 내려섰다

뜸해지는 사람들.
 
 
 
 

오리 한 쌍

주변엔 새끼들이 놀고 있었고.
이 호수엔 왜가리, 해오라기, 물총새, 원앙,
물닭, 논병아리, 뿔논병아리, 흰뺨검둥오리,
대백로, 큰고니, 중대백로 등이 서식.
 
 
 
 

창포잎들도 삐죽삐죽

천남성과 다년생 초본.
옛날 단오에 머리를 감었다는 창포물.
창포가 나오면 농사가 시작되고.
 
 
 
 

가마우지 물고기 사냥

생존력이 강해 요즈음 전국 어느 곳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물가의 물고기가 전멸은 않겠지.
 
 
 
 

알을 품고 있는 원앙

인기척이 나는데도 그대로.
 
 
 
 

수련잎도 나오고

 
 
 
 

왜가리도 나르고(재춘친구 사진)

보통 새들은 봄에 알을 낳고 부화.
벌레, 곤충 등 먹이감이 생기기 시작하기 때문.
 
 
 
 

한 가족이 꽃다지를 살피고 있고

꽃다지는 십자화과 두해살이풀.
3-5월 노란색꽃이 핀다.
 
 
'동무들아 오너라 봄 마중가자
나물캐러 바구니 옆에 끼고서
달래 냉이 꽃다지 모두 캐보자
종다리도 봄이라 노래 부른다'
 
 
그런데 종다리는 볼 수가 없다.
 
 
 
 

경보로 지나가는 봄처녀

우리는 쉬엄쉬엄 쉬어가는데-
지상의 종다리.
 
 
 
 

살구나무도 꽃을 피웠고

옛날 배고픈 초여름에 먹음직한 열매(행인)를 맺는
고마운 나무가 살구나무.  행인은 만병통치약.
제대로 된 목탁소리는 살구나무로 만든
목탁에서 나온다고.
(박상진교수)
 
 
 
 
 

수양버드나무, 치렁치렁

 
 
 
 

조형물, 파란색 건물 어우러지고(재춘친구 사진)

 
 
'단발머리 소녀가
웃으며 건네준 한 장의 꽃봉투
 
새봄의 봉투를 열면
그애의 눈빛처럼
가슴으로 쏟아져오는 소망의 씨앗들
 
계절에 만날
한 송이 꽃과의 약속을 위해
따뜻한 두 손으로 흙을 만지는 3월
 
나는 누군가를 흔드는
새벽바람이고 싶다
 
시들지 않는 언어를
그의 가슴에 꽂는
연두색바람이고 싶다'
(이해인, 1945-, 삼월에)
 
 
 
 

자연석과 모형집도 어우러지고

 
 
 
 

언덕길 오르는 꼬마운전수

다음에 일류 드라이버 될꺼라는 할아버지들 말에
경적을 계속 울렸다. 신났어.
 
 
 
 

원점 회귀하여 우리의 단골, 명동빈대떡으로

택시 세 대에 나누어 타고.
경기대 수원캠퍼스, 반딧불 화장실 근처에 있는.
장안구 창훈로 소재.
 
경기대 정문이 후문이 되고
후문이 정문이 되었다고 떠들며.
 
오래 택시를 탄 것도 아닌데
교통사고 둘을 목격.
봄의 졸음 때문은 아닐테고,
봄기운 때문이리라.
 
 
 
 
 

동그랑땡, 빈대떡, 비지전골+ 막소

빈대떡도 맛 있었지만 비지전골 또한 일미.
막걸리 8병에 소주 2병.
오랜만에 회포를 푸는 열 친구.
 
아산의 김지탄친구 목소리도 컸지만
승현, 무영, 영우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고.
 
옛날 비지에 넣었던 돼지뼈는
도끼로 팼다나 하며.
 
수원에 집이 있다고 전재혁친구가 산다는 것을
간신히 말려 친구가 패를 잡는 것으로.
대단하고 순수한 친구.
 
 
 
 

벌써 여름이 왔나

신윤복(1758-1814)그림, 단오풍정(1805).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단오절.
 
 
 
 

아산친구 대접한다고 세 명은 당구장으로

일곱 명은 카페 데일리에서 커피 한 잔.
승현친구가 쏘았고.
 
우리동기의 총동창회 기여도,
졸업 30주년, 50주년 행사의 뒷말 등 옛날 얘기.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적이 없다'
이런 말을 할 때 얼마나 행복할까.
 
 
 
 

세 명은 택시 탄다고 남았고

네 명은 걸어서 광교역으로.
이문이 정문인지 후문인지 여전히 아리송하고.
 
 
 
 

올봄 본 중에 제일 탐스러운 목련화

엄정행(1943-)이 부른 목련화.
엄교수나 우리나 나이는 먹어가고.
 
 
'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 사랑 목련화야
희고 순결한 그대 모습
봄에 온 가인과 같고'
 
나이를 먹었어도 순결이 좋고
가인(아름다운 사람)을 좋아한다.
 
 
 
 

교내 개나리길도 걸어서 광교역으로

전철 타고 집에 오니 여섯시가 넘었고.
이날 16천보를 걸었다.
 
봄나들이 치고는 멋진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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