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늦여름의 원주 2박 3일

난해 2024. 8. 31. 08:54

작년 8월엔 고비사막을 갔었는데

금년 7, 8월엔 친구들과 여행다운 여행이 전무.
날씨도 더웠지만 우리들의 마음도 
더 늙수그레해져서일 거다.
 
 
 
 

8/26(월) 10시 세류역에서 다섯 친구 만나

오크밸리로 달렸다.
 
여주 남한강을 지났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시끌벅적.
 
 
 
 

날씨는 흐렸지만

강원도 산들은 시원시원.
 
 
 
 

점심은 Since 1963 황둔막국수에서 물막

여행 중에 자주 들렸던 맛집.
원주 신림면 황둔리.
 
3대째 운영하고 있는,
할머니는 돌아가셨고.
 
옛날에는 민물고기도 잡아 팔았었는데.
 
 
 
 

앞집에서 황둔찐빵 한개씩

안흥찐빵보다 더 달콤.
식후인데도.
 
신림면 황둔리는 신림면사무소 동쪽
6km지점에 있다.
 
 
 
 

찐빵동네의 제비들

평화롭고 마음 착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에만
사는 제비.
 
 
 
 

배도 불렀으니 황둔중학교에서

시작하는 치악산둘레길 걷기 시작.
해바라기 두 송이, 한가로웠고.
 
봉숭아도 피었고.
지난번 논산여인네 손톱에도 봉숭아물이
들여져 있었는데-
 
 
 
 

한림한옥 민박집을 지났다

조용한 산동네, 실개천이 흐르는.
 
 
 
 

노랑, 분홍 물봉선꽃이 한창

노랑 물봉선꽃을 보기는 쉽지 않은데.
봉선화과 한해살이풀.
 
 
 
 

둘레길은 임도로 이어지고

동네는 건조기로 고추말리기가 한창.
흐린 날이 많으니.
 
무미건조한 길을 돌아섰다.
 
 
 
 

여름에 핀 자목련

도봉산 문사동길, 도봉산 승락사에서 본 꽃.
잎이 먼저 나오고 꽃이 핀다.
 
자목련과 별목련의 교잡종이라고.
 
 
 
 

칡넝쿨 속에서도

예쁘게 핀 접시꽃 당신.
아욱과, 시골집 손님맞이꽃.
 
 
 
 

능소화도 피어있고

산딸나무는 열매를 맺고.
먹을 수 있는 산 딸기.
 
 
 
 

개오동꽃

개오동나무는 능소화과, 오동나무는 현삼과.
 
판자로 켜면 아름다운 무늬가 보이고.
습기에 강해 가구, 악기를 만든다.
열매는 길고 말라깽이.
 
 
 
 

알뜰한 농부의 밭

길가에 한 고랑의 밭.
 
 
 
 

무환자나무과 낙엽교목, 모감주나무

잔뜩 열매를 맺었다.
열매로는 스님의 염주를 만드는.
 
 
 
 

아담한 황둔중학교

매해 졸업생이 한 두 명이 될까말까.
 
강원도에서 제일 큰 도시, 원주.
인구 37만 명(춘천은 29만).
군대 도시란 옛말인 것 같고.
 
마한, 고구려를 거쳐 신라때 북원경, 북원소경.
이곳에서 반란을 일으킨 호족, 양길.
940년 고려 태조때 원주.
 
1955년에 원주시가 되었다.
 
 
 
 

다음은 원성군 성남리 성황림으로

천연기념물 93호.
이곳 성황당에는 치악산의 성황신을 모신다.
 
성황신은 서낭신.
한국신화에 나오는 마을의 수호여신.
 
성황당 주변 평지숲과 성황당 서쪽 산지숲은
신이 살고 있는 영역.
신목인 전나무 제외하고 활엽수.
 
음력 4월 8일, 9월 9일에 제사를 지낸다.
이때를 제외하곤 출입금지.
 
신림면(神林面)은 원주, 제천, 영월군을 잇는
길목. 77%가 산지. 면이름은 성황림이란 
숲을 신성시한 것에서 유래.
 
 
 
 

성황림 지도

절골길에는 석남사지가 있다.
892년 궁예가 머물며 꿈을 꾸다,
개성으로 가서 후고구려 건립.
 
고려 발원지이다.
 
성황림을 관리한다는 이장이 운영하고 있는
찻집을 찾았으나 월요일이라 휴무.
 
 
 
 

신림 사거리에서 옥수수를 팔고 있다는

할머니를 찾았으나 돌아가셨다 한다.
재혁친구 마님이 좋아하는 옥수수.
 
친구는 원주중학교 출신인만큼
원주는 제2의 고향.
 
 
 
 

이틀간의 숙소, 오크밸리의

방에는 멋진 그림 두 점.
 
 
 
 

내려다보니 골프장

원주시 지정면 월송리 소재.
휴식, 문화, 스포츠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
 
54홀 코스에  9홀 퍼블릭 코스가 있고
천여 개의 숙소가 있다.
 
한솔에서 HDC그룹으로 소유권 이전되었고.
병헌친구는 이분야에 박사.
 
 
 
 

저녁을 들러 인근 돼지문화원을 찾았으나

휴무. 더 좋은 맛집, 들꽃가든에서
제주 흑돼지 고기에 술 한잔.
 
숙소 비용은 재혁친구 큰딸이,
저녁 비용은 막내딸이 지불.
 
그만큼 딸들을 사랑해온 친구.
 
 
 
 

숙소로 귀환하니

일부에선 경기 중.
연습장도 환했고.
 
 
 
 

2차는 경희친구의 일품진로 오크 43에

병헌친구의 Jerky(연어를 말린 저장용 고기).
 
 
 
 

다음날(8/27, 화) 아침은

인근 편의점에서 우동.
하루 전 배불리 먹었으니.
 
 
 
 

그리고 치악산 구룡지구로

원주 소초면 학곡리.
 
대학교 때 겨울철인가 신림역-영원사-
상원사를 올랐고, 그때 조난당했던 우리를 구해준
스님을 찾아, 몇년 전에

상원사에서 영원사로 하산했었고,
이 코스는 처음.
 
 
 
 

입구의 황장금표(黃腸禁標)

궁궐 지을 때 사용하던 황장목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정책으로 만들어진 것.
일반인들이 벌목하는 것을 금지한 표시.
 
 
 
 

무장애탐방로로 구룡사, 세렴폭포로

구룡사에서 폭포까지는 왕복 4.4km.
 
 
 
 

길가의 나래가막사리

북아메리카원산 국화과 여러해살이풀.
8-9월 개화.
 
 
 
 

내에도 비안개,

등산 내내 비가 주룩주룩.
 
 
 
 

황장목 숲길에 들어섰다

 
 
 
 

꺽다리 황장목도 있고

아! 신선한 공기.
작은 폭포들 이어졌고.
 
 
 
 

출렁다리도 건넜고

미세하지만 흔들흔들.
 
 
 
 

구룡소인가

꽤 깊다, 색갈도 좋고.
 
 
 
 

구룡사를 지나도

좋은 길은 이어졌고.
노면정비공사로 좁은 옆길로.
 
구룡사는 하산때 둘러보기로.
 
 
 
 

황장목 무리

황장목(黃腸木)은 금강송, 춘양목이라기도.
나무결이 곱고 나이테 폭도 좁아
강도도 높고 잘 뒤틀리지 않는다.
 
벌레도 안먹고 송진이 있어 습기에도 잘 견디어
배를 만들고 관을 짜기도.
(김영조)
 
 
 
 

오름계단 시작

 
 
 
 

숲길은 언제나 좋다

 
 
'언제고 가진 게 없어 쓸쓸하다면
숲으로 갈 일이다
 
나의 인생도 그처럼 떳떳했던가
또한 넉넉했던가
 
산다는 것은 무르익는 일
너와 나를 잊고 우리를 생각해보자
 
정지된 시간을 씨앗처럼 묻으면
참으로 삶은 종교와도 같은 것
 
나무는 말한다
사라지는 모든 것 위에 살아있는 것들이 있다고'
(이애정, 숲의 말)
 
 
 
 

쉬며 우크라이나 사탕,

Sweet Drop도 먹고.
 
 
 
 

들국화, 개미취

가을도 안되었지만 꽃피웠고.
7-10월 개화.
 
 
 
 

다시 평안한 숲길

 
 
 
 

돌길도 걷고

 
 
 
 

드디어 세렴폭포

치악산 대표 폭포.
높이 6.7m, 2단 폭포.
 
비가 와서 더 콸콸.
 
 
 
 

세렴폭포에서 비로봉까지는 2,5km

주차장까지는 3.3km.
 
 
 
 

이곳에 핀 짚신나물 꽃

장미과 여러해살이풀.
6-8월 개화.
 
 
 
 

사다리병창 가는 다리에서

 
 
 
 

고생길 사다리병창에서

 
 
 
 

같이 하면

편하고 편한 친구들.
 
 
 
 

우리 수준에 맞는 비로봉(1,288m)

 
 
 
 

하산길에 들어섰다

 
 
 
 

잘 다듬어진 길을 걸어

 
 
 
 

치악산(雉岳山) 구룡사(龜龍寺)

신라 문무왕때 의상대사 창건.
대웅전 자리에는 아홉 마리 용이 살았던  연못.
의상은 용들을 물리치고 절을 지음(九龍寺).
 
조선시대 절은 퇴락. 한 노인이 입구의 거북
때문이라 하여 깨버렸고.
 
한 도승이 거북바위를 깨서 혈맥이 단절되었다고.
그래서 거북바위를 살리는 뜻에서
구룡사(龜龍寺)가 되었다고.
 
 
 
 

보광루를 지나니 아담한 대웅전

의상대사(625-702)는 화엄종을 최초로 일으킴.
8세 위의 원효를 만나 함께 중국을 가는 중,
 
원효는 발길을 돌렸고 의상은 화엄종을 공부.
귀국후 부석사 등 많은 사찰을 창건.
 
원효는 저술에 힘 쓰고 개인적 교화 활동.
의상은 교단조직에 의한 교화를 했고
교육을 중시. 실천수행을 근본으로.
(다음백과사전)
 
 
 
 

당간(법회 등 의식이 있을 때 기를 달아 세우는)지주 대신

당간을 받쳐주는 돌이 있고.
 
 
 
 

절 마당에서 본 산줄기

 
 
 
 

특이한 형태의 은행나무 보호수

200살 되었고 높이는 25m.
 
 
 
 

입구의 국사단(局司檀)

산신, 가람신 등 특정한 구역을 보호하고
관장하는 신을 모신 곳.
 
가람신은 절을 수호하는 신.
 
 
 
 

일열횡대의 부도군

나에겐 구룡사보다 상원사가 마음에 와닫고.
 
남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절.
치악산 산명이 있게한 유서 깊은 사찰.
스님에게 보은한 꿩의 이야기.
 
 
 
 

점심은 원주 단구동에 있는 맛집

동태알탕전문점에서 알탕.
줄서서 기다리는 집.
 
 
 
 

식후 카페 포레스트에서 커피 한잔

 
 
 
 

카페의 밤송이는 익어가고

 
 
 
 

마가목 열매도 익어가고

 
 
 
 

4REST

휴식을 위하여,
또는 충분한 휴식?
 
 
 
 

원주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장을 보려니

푸른 하늘이 보이기 시작.
 
 
 
 

숙소로 귀대

 
 
 
 

경희친구와 인도따라 휠드 돌아보기

라운딩하는 팀도 보였고.
 
 
 
'호박도 달리고 익어 가는 지금
알밤도 익어가고
감도 익어가고
고구마
야콘도
벼도
익어가는
가을의 문턱에서
그리움이 머문다
그리움이 머문 자리
멀어져간 그대가 그립다'
(아름다운 인연의 가을의 문턱에서)
 
 
 
 

이날의 저녁

풍족했던 알탕으로 간략한 식사.
일품진로를 다 비우지 못했다.
주량도 노쇠.
 
첫째날 12천보, 둘째날 19천보를 걸었고.
 
 
 
 

다음날 아침 숙소를 나오려니 왜곡된 빛

2박 3일의 일정을 마무리하는 날.
 
 
 
 

목향, 오크밸리점에서 우거지해장국

 
 
 
 

원주휴게소에서 마무리 커피

오랜만에 여행, 우정을 다시 확인했고.
 
재혁친구 덕에 이루어진 여행,
고맙고 고맙고.
 
운전하느라 수고한 지탄친구를 비롯
고생했소, 친구들.
 
 
 
 

나를 비롯 세 명은

이천역에서 전철로 귀가.
집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었고.
 
밤엔 아버님 제사를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