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7, 8월엔 친구들과 여행다운 여행이 전무.
날씨도 더웠지만 우리들의 마음도
더 늙수그레해져서일 거다.
오크밸리로 달렸다.
여주 남한강을 지났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시끌벅적.
강원도 산들은 시원시원.
여행 중에 자주 들렸던 맛집.
원주 신림면 황둔리.
3대째 운영하고 있는,
할머니는 돌아가셨고.
옛날에는 민물고기도 잡아 팔았었는데.
안흥찐빵보다 더 달콤.
식후인데도.
신림면 황둔리는 신림면사무소 동쪽
6km지점에 있다.
평화롭고 마음 착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에만
사는 제비.
시작하는 치악산둘레길 걷기 시작.
해바라기 두 송이, 한가로웠고.
봉숭아도 피었고.
지난번 논산여인네 손톱에도 봉숭아물이
들여져 있었는데-
조용한 산동네, 실개천이 흐르는.
노랑 물봉선꽃을 보기는 쉽지 않은데.
봉선화과 한해살이풀.
동네는 건조기로 고추말리기가 한창.
흐린 날이 많으니.
무미건조한 길을 돌아섰다.
도봉산 문사동길, 도봉산 승락사에서 본 꽃.
잎이 먼저 나오고 꽃이 핀다.
자목련과 별목련의 교잡종이라고.
예쁘게 핀 접시꽃 당신.
아욱과, 시골집 손님맞이꽃.
산딸나무는 열매를 맺고.
먹을 수 있는 산 딸기.
개오동나무는 능소화과, 오동나무는 현삼과.
판자로 켜면 아름다운 무늬가 보이고.
습기에 강해 가구, 악기를 만든다.
열매는 길고 말라깽이.
길가에 한 고랑의 밭.
잔뜩 열매를 맺었다.
열매로는 스님의 염주를 만드는.
매해 졸업생이 한 두 명이 될까말까.
강원도에서 제일 큰 도시, 원주.
인구 37만 명(춘천은 29만).
군대 도시란 옛말인 것 같고.
마한, 고구려를 거쳐 신라때 북원경, 북원소경.
이곳에서 반란을 일으킨 호족, 양길.
940년 고려 태조때 원주.
1955년에 원주시가 되었다.
천연기념물 93호.
이곳 성황당에는 치악산의 성황신을 모신다.
성황신은 서낭신.
한국신화에 나오는 마을의 수호여신.
성황당 주변 평지숲과 성황당 서쪽 산지숲은
신이 살고 있는 영역.
신목인 전나무 제외하고 활엽수.
음력 4월 8일, 9월 9일에 제사를 지낸다.
이때를 제외하곤 출입금지.
신림면(神林面)은 원주, 제천, 영월군을 잇는
길목. 77%가 산지. 면이름은 성황림이란
숲을 신성시한 것에서 유래.
절골길에는 석남사지가 있다.
892년 궁예가 머물며 꿈을 꾸다,
개성으로 가서 후고구려 건립.
고려 발원지이다.
성황림을 관리한다는 이장이 운영하고 있는
찻집을 찾았으나 월요일이라 휴무.
할머니를 찾았으나 돌아가셨다 한다.
재혁친구 마님이 좋아하는 옥수수.
친구는 원주중학교 출신인만큼
원주는 제2의 고향.
방에는 멋진 그림 두 점.
원주시 지정면 월송리 소재.
휴식, 문화, 스포츠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
54홀 코스에 9홀 퍼블릭 코스가 있고
천여 개의 숙소가 있다.
한솔에서 HDC그룹으로 소유권 이전되었고.
병헌친구는 이분야에 박사.
휴무. 더 좋은 맛집, 들꽃가든에서
제주 흑돼지 고기에 술 한잔.
숙소 비용은 재혁친구 큰딸이,
저녁 비용은 막내딸이 지불.
그만큼 딸들을 사랑해온 친구.
일부에선 경기 중.
연습장도 환했고.
병헌친구의 Jerky(연어를 말린 저장용 고기).
인근 편의점에서 우동.
하루 전 배불리 먹었으니.
원주 소초면 학곡리.
대학교 때 겨울철인가 신림역-영원사-
상원사를 올랐고, 그때 조난당했던 우리를 구해준
스님을 찾아, 몇년 전에
상원사에서 영원사로 하산했었고,
이 코스는 처음.
궁궐 지을 때 사용하던 황장목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정책으로 만들어진 것.
일반인들이 벌목하는 것을 금지한 표시.
구룡사에서 폭포까지는 왕복 4.4km.
북아메리카원산 국화과 여러해살이풀.
8-9월 개화.
등산 내내 비가 주룩주룩.
아! 신선한 공기.
작은 폭포들 이어졌고.
미세하지만 흔들흔들.
꽤 깊다, 색갈도 좋고.
좋은 길은 이어졌고.
노면정비공사로 좁은 옆길로.
구룡사는 하산때 둘러보기로.
황장목(黃腸木)은 금강송, 춘양목이라기도.
나무결이 곱고 나이테 폭도 좁아
강도도 높고 잘 뒤틀리지 않는다.
벌레도 안먹고 송진이 있어 습기에도 잘 견디어
배를 만들고 관을 짜기도.
(김영조)
'언제고 가진 게 없어 쓸쓸하다면
숲으로 갈 일이다
나의 인생도 그처럼 떳떳했던가
또한 넉넉했던가
산다는 것은 무르익는 일
너와 나를 잊고 우리를 생각해보자
정지된 시간을 씨앗처럼 묻으면
참으로 삶은 종교와도 같은 것
나무는 말한다
사라지는 모든 것 위에 살아있는 것들이 있다고'
(이애정, 숲의 말)
Sweet Drop도 먹고.
가을도 안되었지만 꽃피웠고.
7-10월 개화.
치악산 대표 폭포.
높이 6.7m, 2단 폭포.
비가 와서 더 콸콸.
주차장까지는 3.3km.
장미과 여러해살이풀.
6-8월 개화.
편하고 편한 친구들.
신라 문무왕때 의상대사 창건.
대웅전 자리에는 아홉 마리 용이 살았던 연못.
의상은 용들을 물리치고 절을 지음(九龍寺).
조선시대 절은 퇴락. 한 노인이 입구의 거북
때문이라 하여 깨버렸고.
한 도승이 거북바위를 깨서 혈맥이 단절되었다고.
그래서 거북바위를 살리는 뜻에서
구룡사(龜龍寺)가 되었다고.
의상대사(625-702)는 화엄종을 최초로 일으킴.
8세 위의 원효를 만나 함께 중국을 가는 중,
원효는 발길을 돌렸고 의상은 화엄종을 공부.
귀국후 부석사 등 많은 사찰을 창건.
원효는 저술에 힘 쓰고 개인적 교화 활동.
의상은 교단조직에 의한 교화를 했고
교육을 중시. 실천수행을 근본으로.
(다음백과사전)
당간을 받쳐주는 돌이 있고.
200살 되었고 높이는 25m.
산신, 가람신 등 특정한 구역을 보호하고
관장하는 신을 모신 곳.
가람신은 절을 수호하는 신.
나에겐 구룡사보다 상원사가 마음에 와닫고.
남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절.
치악산 산명이 있게한 유서 깊은 사찰.
스님에게 보은한 꿩의 이야기.
동태알탕전문점에서 알탕.
줄서서 기다리는 집.
휴식을 위하여,
또는 충분한 휴식?
푸른 하늘이 보이기 시작.
라운딩하는 팀도 보였고.
'호박도 달리고 익어 가는 지금
알밤도 익어가고
감도 익어가고
고구마
야콘도
벼도
익어가는
가을의 문턱에서
그리움이 머문다
그리움이 머문 자리
멀어져간 그대가 그립다'
(아름다운 인연의 가을의 문턱에서)
풍족했던 알탕으로 간략한 식사.
일품진로를 다 비우지 못했다.
주량도 노쇠.
첫째날 12천보, 둘째날 19천보를 걸었고.
2박 3일의 일정을 마무리하는 날.
오랜만에 여행, 우정을 다시 확인했고.
재혁친구 덕에 이루어진 여행,
고맙고 고맙고.
운전하느라 수고한 지탄친구를 비롯
고생했소, 친구들.
이천역에서 전철로 귀가.
집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었고.
밤엔 아버님 제사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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