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는 워커힐을 지났다.
오랜만에 인줌예줌 사진여행에 참여.
요즘 알려지기 시작한 사유원(대구 군위군
부계면 창평리)탐방 후 화본역(군위 산성면
화본리)과 인근 동네를 돌아보고,
군위, 우보면 마성리에 있는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 혜원이네집을
방문하는 일정.
9시 반 쯤 군위에 들어섰다.
모내기는 이미 끝났고.
군위(軍威)는 대구광역시 북부에 있는 군.
인구 23천 명. 2023년에 대구에 편입.
최남단에 팔공산(1,193m)이 있고 75%가
임야, 경지면적은 13%.
선사시대 유물이 있고 청동기시대 변진
24개국 중 하나였던 여담국. 757년(신라
경덕왕 16)에 군위현이 처음 등장.
1914년에 의흥군이 합쳐져 군위군.
길 건너편이 사유원.
거의 네 시간 걸려 목적지 도착.
부계면 남산리에 국보, 제2 석굴암, 삼존석불이
있다. 그러고 보니 군위는 처음이 아닌 셈.
치허는 극도의 비움에 이르러야
지극한 평온을 지킨다는 뜻.
튤립나무는 아산에서 본 나무.
목련과의 나무로 잎 모양이 독특.
북부아메리카 원산, 고종시대에 처음
가로수로 심은 나무. 키는 30m정도.
아메리카 인디언이 통나무배 재료로 활용.
1억 년 전, 백악기에 터를 잡은 나무.
(박상진교수)
사유원(思惟園)은 20만 평의 사유하기 좋은
수목원. 유명 건축가가 지은 건축물 등이 있다.
사유는 생각하고 궁리한다는 뜻.
태창철강 유재성회장(1946-)이 설립.
음식물 반입, 끽연 금지.
문을 통과시 물 한 병 서비스.
열매 맺은 팽나무 등
여러가지 나무가 보였고.
아래 지도 치허문 지나, 오른쪽으로
소대, 소요헌을 보고
중간의 풍설기천년, 별유동천, 팔공청향대,
조사, 정향대를 들렸고
사담에서 점심.
점심 후 유원, 상부의 첨단, 명정을 들리고
가가빈빈에서 커피 한 잔.
내심낙원을 둘러보고 중간의 와사와 오담,
그리고 오른쪽 중간길로 해서 하산.
그렇지만 산길이라 헷갈리기 마련.
금계국이 군데 군데 화사하게 피었다.
비나리길에는.
열린 모양이 스님들이 떼를 지어
있는 모습, 그래서 때죽나무.
오른쪽 꼬부랑길로 해서
소대(巢臺)로.
앉아서 모든 것을 잊고.
전망대인 새둥지, 소대(巢臺).
알바로 시자(1933-)는 포루투갈 건축가.
연대 경영대학 신축건물 등을 설계.
간결, 담백이 특징.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키상을 수상함.
이날 인솔자는 여러곳에서 사진 강의를
하고 있는 건축 전공, 정숙영선생.
내가 참여하고 있는 동아리의 회원.
'금속성의 비정에서 잠시 벗어나
바람결 타고 흐르는 새소리도 들으며
풀잎 새 한들거리는
숲길이고 싶어라
모든 가치의 척도는 어디에 있는가
나는 대체 무엇이며
삼라만상은 어떤 뜻인가
그 모든 잡다한 일들
그냥 잊고 싶어라
하늘엔 구름 한 장 숲 사이로 흘러가고
소중하고 눈물겨운 한 순간을 위하여
바람도 맑은 소리만
가려듣고 싶어라'
(강세화, 1951-, 숲길에서)
알바로 시자의 건축, 예술작품.
6.25 격전지였던 곳.
생명과 죽음의 순환이 새겨진 공간.
소요는 마음 내키는대로 슬슬 거닐며
돌아다니는 것.
이날 군위는 35도를 넘어섰다.
밖으로의 탈출?
Art Pavillion.
정향나무, 미선나무, 미스김라일락 등
향기가 좋은 나무들로 구성된 정원.
자연석 위에 둘러앉아 팔공산을 바라보며
연주를 듣거나 담소를 즐길 수 있다.
소요헌 입구 지나,
"어서 옵쇼."
정영선(1941-), 박승진 조경.
돌은 카와기시 마츠노부.
바람과 서리, 인간의 욕망을 견뎌낸
반천년 모과나무들이 있는 사유원의 심장부.
모과나무는 사유원이 만들어진 계기.
해외로 밀반출하려던 이들을 설립자가
지켜내고 정성으로 키웠다.
108그루.
상상도 못했던 고령의 모과나무.
가을이 짙어지면 모양새 뿐 아니라
향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나무.
향은 적당히 강하고 달콤하며 상큼.
못난이의 대명사지만 진짜 못난이는
많지 않다.
나무에 달린 참외(木瓜)가 변하여 모과.
분홍색 꽃도 이쁘고.
(박상진교수)
놓아진 돌들도 있고.
카와기시 마츠노부의 손길이 닿았겠지.
별유동천(別有洞天), 유별한 무릉도원.
설립자가 수집한 200년 넘은 배롱나무들.
조경가, 카와기시 마츠노부가 옮겨심음.
뜨거운 여름날 꽃피는 부처꽃과 나무.
백일홍나무가 배롱나무로 변했고.
줄기 표면이 매끄러워 간지럼나무.
(박상진교수)
승효상(1952-)건축. 모과나무계곡을 내려보고
별유동천을 바라보며, 멀리 팔공산의 청정한
울림을 품고있는 전망대.
단풍나무과. 엄지만한 길쭉한 잎이 잎자루
하나에 세개씩 붙어있다.
단풍이 예쁜 나무.
국화과 6-8월에 개화하는 꽃.
내한성이 강한 나무. 5월 개화.
국내에만 자생하는 특산식물.
매입처가 명시되어 있는
나무들도 있고.
열심히 사는 것은 알겠는데
좋은 생각으로 살아보실래요.
풍설기천년 상단부.
가을이면 억새가 휘날리고.
깨닫고, 놀래고.
엉겅퀴꽃, 이미 진 것도 있고.
국화과 다년생초.
리기다소나무숲을 걷다,
느낌이 다른 느티나무숲으로.
한가로이 노닐면
시인의 경지에 이르는 곳.
등 밀어 주는 사람아
종일 등 밀게 해 미안하네
살살하게 살살하게
거사는 본래 때가 없다네
승효상(1952-) 건축, 정영선 박승진 조경.
물의 정원,
깊은 계곡의 풍치, 수생식물, 비단잉어,
꽃핀 수련, 주위의 느티나무숲.
그리고 레스토랑, 몽몽미방.
두시간 후 식당 입장시 꽃이 닫혔다.
밤에 잠을 자는 연인데 대낮에 낮잠?
날이 더워서?
혼자 서두르고, 걸음이 빠르다 보니
약속시간 두 시간 이전 도착.
일찍 내려온 모자(母子)와 대화도 하고.
승효상 건축, 대나무로 만든 새들의 수도원.
관광객 출입을 허용치 않음.
6-9월 개화하는 여러해살이풀.
숲, 해안 양지 바른 곳, 바위 위를 선호.
재래식 화장실,
홀로 즐거운 집.
콩과의 자귀나무(야합수, 합환수)도 보았고.
밤에는 잎사귀가 한쪽으로 겹친다.
물질은 영혼을 잠식시키고
사유는 영혼을 일깨우고
권태로운 삶을 벗어나게 한다.
곳곳의 좋은 말인데-
이날의 여행비는 어쩔 수 없는 비후스테이크,
입장료, 교통비 등을 포함, 이십만 원 가까웠다.
점심도 못싸오게 하고.
사유원 주인의 철학과는 안 맞는 것 아닌가.
다시 한유시경을 돌아보고 사담으로.
사진찍기에 열중인 여회원.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다.
맛있었고.
박창열 건축, 정영선 박승진 조경,
소나무, 돌 컬렉션을 계곡에 모아
만든 한식집과 정원.
진달래과. 산꼭대기에 자라는 나무.
멸종 위기 식물. 5-6월 개화.
야사가 이루어 지는 곳?
장안(중국)의 웨이량 글씨.
사유원 곳곳의 한자는 그녀의 글씨인 듯.
처음 보는 새.
무슨 새일까.
가장 높은 곡의 물탱크에 콘크리트를
입혀 별을 보는 제단.
현생과 내생이 교차하는 곳.
아름다운 풍경을 잊고 하늘만 보이는 마당,
물이 흐르는 망각의 바다와 붉은 피안의
세계로 구성.
작은 성소와 삶의 좁은 통로로 둘러싸임.
최욱 건축, 박승진 조경.
수평의 자태, 평안함과 긴장감의 균형.
앞 잔디에는 강산풍월 본무상주인.
(江山風月 本無常主人)
강산풍월은 본시 주인이 없어서
한가한 사람이 곧 주인이다.(소동파)
사유원은 tvN드라마, 눈물의 여왕 촬영지.
퀸즈그룹 재벌 3세 홍해인과 용두리 이장
아들, 백현우, 3년차 부부의 아찔한 위기와
기적처럼 다시 시작되는 사랑 이야기.
우리를 뒤따라 사진을 찍던 한 사람, 한 사람
카페로 입장했고.
자작나무과의 소사나무, 중부이남 해안,
섬지방이 원래의 자람터. 5-6m의 키.
척박한 조건에도 잘 적응하는 나무.
가지는 비뚤어지고 여러 갈래로.
마치 춤을 추는 모양새.
소사나무는 보디빌더, 서어나무의 한자이름
서목(西木)에서 온 것.
소서목이 소사나무로.
(박상진교수)
알바로 시자의 건축, 가구및 설치.
현판은 웨이량 글씨.
사유원 설립자의 장인, 김익진씨가
찰스 메우스신부를 기다리는 경당.
김익진씨는 해방무렵에 재산을 소작농에
나누어주고 대구에서 청빈생활을 하며
카톨릭에 귀의.
사유원 부지도 장인의 땅이었다고.
장미과 반상록 덩굴나무. 전남북, 제주도 바닷가
돌밭, 풀밭에 자생. 5-7월 개화.
찔레나무와 달리 남쪽 바닷가에 분포하고
가시가 더욱 날카로움.
(국립생물자원관 생물다양성정보)
와사와 오당은
승효상 건축, 정영선 박승진 조경.
오당은 깨우치는 연못.
와사는 오당의 낙차를 따라 붉게 물든
철판이 접혀 길게 누운 구조물.
명상의 수도원이 물길따라 누웠다.
깨끗치가 못해 나를 잊기가 힘들었다.
'태고 적부터 지금까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서로 다른 색깔의 초목을
껴안은 모습이 경이롭다
형형색색의 꽃을 피우고
계절에 따라 열매를 내주며
미움과 다툼도 없는
공생과 존중이 숭고하다
누가 숲을 다스리기에
이렇게 평안할 수 있을까
정치가 없는 숲에서
참 정치를 깨닫는다
지상에서 실망한 사람들아
모두 숲으로 들어오라
서로를 아우르는 이 행복
숲의 기운을 들이 마시자'
(박인걸, 숲과 세상)
물레나물과 낙엽관목.
1m 키.
모교의 교가 중에 '대붕의 뜻'이 들어가 있다.
대붕(大鵬)은 날개 길이가 삼천리이며
하루에 구만리를 날아간다는 상상의 새.
붕소는 정향나무, 미스킴라이락, 때죽나무,
산국 등이 어울어져 서로들
향(香)의 경연을 벌이는 소나무 숲속.
출입구를 지났고,
창평지 앞에 세워둔 버스에 탑승.
비나리는 동네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각처로 돌아다니며 풍악을 울려, 돈이나
곡식을 얻는 비나리패에 속한 사람.
화본역은 군위군 산성면 화본리 소재.
1284년(충렬왕 10) 국사 일연(1206-89)을 위해
군위 화산의 인각사를 수리했고 주지로 임명.
일연은 입적할 때까지 이곳에서 5년을 살며
운문사에서 집필을 시작한 삼국유사를 완성.
일연은 보조국사 지눌(1158-1210)의
법맥을 이었고.
테마 박물관이 있다.
산성중학교를 리모델링한.
고인돌이 있으니 역사가 깊은 마을.
군위산성 우체국, 화본다방, 화본 1리
경로당을 지났고.
마중(양은이 우동, 라면집),
농협하나로마트도 있고.
안으로 들어가 보니 거창한 경찰의
숭고한 발자취도 있고.
옛 건물 옆에 있는 현 파출소를 지나니
철가방 중국집.
베트남 아줌마를 실은 트럭.
새댁 뿐 아니라 아줌마들도 수입하나.
1일 4회 무궁화호가 정차. 금년에는
중앙선 복선 전철화에 따라 폐역 예정.
화본(花本)은 산은 꽃의 뿌리와 같으므로
꽃의 근본이란 뜻.
지난주 연천역에서 본 급수탑과 같이
오래된 유물.
역 건설시 같이 건립된, 칙칙폭폭을 위한
급수탑.
때 맞춰 청량리행 무궁화호가 들어왔다.
'마을 고인돌은 오래된 삶의 터전'으로
시작하는 화본역 시가 쓰여져 있고.
엄홍도가 화본마을로 숨어와 화본 2리를
개척, 그의 무덤이 있는 충신의 고장이며
화본역과 급수탑, '엄마 아빠 어렸을 적'
박물관 등을 소개하고 있다.
마을의 집이름표엔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 화본마을 장**'이라 쓰여있고.
마을엔 대추꽃도 피어있었다.
노오란 나리꽃, 안슈리움꽃도 피어있고.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로 이동.
짚 앞에는 혜원이가 밤에 다슬기를 잡던
구천이 흐르고.
리틀 포레스트는 청춘들의 특별한 사계절 이야기.
연애, 취업 등 뜻대로 되지않는 일상을 멈추고
고향에 돌아온 혜원, 친구 재화, 은숙을 만나,
평범한 일상에서 일탈을 꿈꾸는
겨울, 봄, 여름, 가을 다시 겨울.
혜원은 과거의 기억, 상처를 치유,
새로운 봄을 맞기 위해 첫발을 내딛고.
미 서남부의 모뉴멘트 벨리를 방문했던 기억.
지능이 떨어지지만 열심히 사는, 그리고 제니를
끝까지 사랑하는 포레스트 검프.
입구에는 훈련 중 휴식하고 있는 5공수 장교들,
준사관들. 모두 미남이고 마음도 좋아보이는.
직장시절 3,5공수부대와 거래도 있었고.
색시 집의 반대로 결혼이 어렵게 되자
공수부대 군의관을 지원, 공수훈련을 받았던
의철친구가 생각난다.
그중 한명과 대화를 나누었다.
백만원 단위로 봉급을 받는 쫄병들.
박봉에 시달리는 장교, 준사관들.
그만두는 친구들이 많다고.
좌파정부하에서 시작된 우리 국군의 위기.
왜 빨리 시정이 안될까.
표만 의식하는 말로만 민주주의,
나라의 존폐가 걱정된다.
이날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경.
낙동강 구미휴게소에서 만두국.
출발점 하계역에 도착하니 11시 즈음.
차를 대기시켜 놓고 있었고.
열심히 사는 부부.
숙영선생 덕분에 좋은 여행을 했다. 그녀의
무리를 이끄는 부드러움도 숙련되었고.
인공이 가미된 자연도 즐겼고
대부분이 산길이었던 16천보를 걸었다.
읽어주시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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