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산행 글을 쓰려하니, 벌써 ‘인사 한 마디’에 낮도깨비가 왔다 갔다. 칠월 십오일의 수락산 산행은, 경진 군이 모처럼 나오지 않아, 정상은 못 갔지만, 친구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초복이었지만, 여름의 뭉게구름이 피어있었고, 산꾼들의 땀을 씻어주는 바람도 시원했다.
수종 군이 지난번 포기했던 절골 비탈길을 통과했고, 원익 형도 파열된 관절의 아픔도 감내하며 끝까지 같이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 마음을 찡하게 했던 것은 창수 군이 짊어지고 왔던 짱구박사 머리통보다 큰 수박이었다. 평소 빈손으로 산행한 것에 대한 그의 마음이었다. 미스 영풍이 그 큰 수박을 어찌 다 치울 것이냐고 우려를 하였지만, 눈 깜작할 사이에 수박은 껍질만 남겼다.
산행 후 걱정거리는 재완 군이 하늘마루에 준비한 황구를 어찌 해치울 것인가 하는 것이었는데, 그것도 기우에 불과했다. 맛이 너무 좋았던 것이기에, 같이 한 친구들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힘이 넘쳐, 더운 날 지하 좁은 노래방을 들락거렸고, 길가 까페에서 생맥주를 들이켰고, 일부는 늦은 여름밤 창동까지 행차하여, 마포나루에서 노를 저었다. 경섭과 정선의 노래는 하모니의 극치였다.
최 무영 회장도 참여해 일부 찬조도 했고, 오랜만에 미국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유 태원 군이 참석했다. 옛날 서울대 미식축구선수로 활약, 대회 우승을 주도했던 태원 군의 어깨는 여전히 넓고 듬직했다.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이 해인의 ‘7월은 치자 꽃향기 속에’)
(참석한 친구들: 권 용문 김 수동 김 용문 김 현직 박 영일 방 원익 백 영서 손 재완 유 수종 유 재건 이 상갑 이 윤희 이 재춘 이 종열 이 창수 하 태욱 홍 성복 황 윤건, 김 종석 김 경섭 김 춘식 민 경희 유 태원 정 성익 최 무영 등 25명, 준회원 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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