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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슴에
이름표로
철쭉꽃 하나
달아주고 싶어
봄이면
내가 잠든 사이에도
온산이
네 이름을 부를 수 있도록
철쭉꽃 이름표 하나
달아주고 싶어
(김상현의 '철쭉꽃')
올해 들어 처음으로 2박 3일의 여행을 시작.
첫 날에 이어 마지막 날에도 비가 온다 했지만
천관산을 오르는 둘째 날은 비가 없다하여
떠난 여행.
천관산의 억새가 좋다하여
가을에 떠나는 것이 옳다고도 생각했고.
9시 온양온천역에서 네 친구 모여
아산친구의 애마에 올라타니
친구가 술빵을 내밀었다.
오래 전의 술빵,
우리 나이엔 부담이 없는 빵.
호남고속도로상에 있는 완주, 이서휴게소에서
커피 한 잔 하고, 화순에서 점심.
건물형태도 특이하고 손님도 많아
좋은 식당을 골랐구나 했더니-
갈치조림 1인분이 17천원인데도
세네갈산 갈치에 맛도 별로.
제주 은갈치(낚시로 잡은 갈치)는 아니더라도
맛은 있어야지.
구지가(龜旨歌)는 가락국 추장들이 김수로왕을
맞이하기 위해 불렀다는 고대 가요.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
만일 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
잡귀를 쫓는 주문이라기도 하고
원시인들의 강렬한 성욕을 표현했다기도 하고.
청초한 보리밭엔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었고.
전남 중앙부에 있는 광주 위성도시,
화순은 호남 유일의 석탄산지였고 인구는 63천 명.
4km에 걸쳐 있다(600여기).
화순 도곡면 효산리에서 춘양면 대신리까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고
무등산권 국가지질공원에 속하고.
화산재가 쌓여서 굳어져 만들어진 퇴적암,
잘 쪼개지는 응회암(凝灰岩)의 특성을 활용했다.
화순 고인돌 유적지에서 가장 큰 무리.
보성 원님이 쉬면서 관청일을 보았다 해서 관청바위.
산기슭을 따라 규칙적으로 분포되어 있고.
고인돌(支石墓)은 경제력이 있거나
정치권력을 가진 지배층 무덤.
길이 7m, 높이 4m에 200톤이 넘는 초대형 덮개돌.
세계 최대 규모로 2500-2800년 전 것으로 추정.
토기, 목탄, 돌화살촉 등이 출토됨.
고인돌 위에 구멍이 있어, 돌을 던져
구멍에 들어가면 시집, 장가 간다는 전설이 있고.
핑매는 팔매의 이곳 사투리.
이 바위에는 여흥민씨 세장산(世葬山)이라고
새겨져 있다. 사진의 문산친구도 여흥 민씨.
단종비 정순왕후(1440-1521) 송씨의 외사촌,
민회삼은 세조때 역모와 관련하여
제주 대정현감으로 좌천되었다가
이곳에 자리를 잡고 민씨 집성촌을 이뤘다.
길이 6.5m, 두께 1.1m 대형 덮개돌 아래
받침돌 10개. 바둑판식 고인돌.
구덩이는 무덤 자리.
요즈음은 탁자식, 바둑판식, 개석식, 위석식으로
구분한다고. 위석식은 제주도에 주로 분포됨.
뚜껑 구실을 하는 덮개돌을 여러개 굄돌이
받치고 있는 모습. 일종의 무덤방.
고인돌은 만주, 일본, 유럽, 북아프리카 등에도 분포하나
한반도 고인돌이 가장 확실하고 수량이 많다.
무덤 고인돌 이외에도 제단 고인돌이 있고
강을 낀 낮은 구릉지대, 강, 해안선 따라서 골짜기
방향으로 만들어져 있다.
나무쐐기를 박고 물에 불린 뒤 돌을 떼어내고
끈, 지렛대, 통나무 바퀴 등을 이용, 운반하고,
흙을 채워 언덕을 만든 후 덮개를 올리고
다시 흙을 파내었다.
천불천탑, 운주사(화순군 도암면 대초리)로 이동.
운주사(雲柱寺)는 풍수지리에 근거 신라말
도선국사가 비보사찰로 세웠다는 설이 있으나
늦어도 11세기 초에 건립되었다고.
조선초까지 존속하였고 정유재란때 폐사되어
1800년경 중건. 현재는 비구니절.
91구의 석불과 21기의 석탑이 흩어져 있고
석조불감, 9층 석탑, 원형다층석탑(이상은 보물)과
와불이 대표적 유물.
운주사는 運舟寺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지형을 배 모양에 비유,
배를 진압할 무엇이 없으면 침몰하기 쉬우므로
그 중심부에 해당하는 운주곡에
천불천탑을 세워 내실을 기했다고.
멀지 않은 춘양면에 돛대봉이 있어 돛대봉에
돛을 달고 절에서 노젓는 형세라나.
어색하고 균형이 잡히지 않은 팔과 손,
어색하고 규칙적인 옷주름, 둔중한 기법 등
고려시대 지방화된 석불 양식과 비슷하나
친근감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고.
탑은 고려석탑의 특징이 나타나 있고
x 마름모꼴 기하학적 무늬들은 돋을 새김.
마름모꼴 안에는 꽃무늬, +자가 있는 등.
하여튼 창건, 조성배경 등
구체적 확증이 없는 신비로운 사찰.
구층석탑의 높이는 10.7m이고 5층 이상
탑신은 하나의 돌.
고려 후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
석물들은 인근에서 쉽게 체취할 수 있는
응회암으로 만들어졌다.
운주사는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명소.
높이 5m 불감 안에 각기 245, 265cm 크기의 석불.
판석을 사이에 놓고 등을 맞대고 결가부좌한 모습.
건물 밖에 만들어진 감실의 대표적 예.
불상도 특이한 형식이고.
보기 드문 원형 석탑으로 하나의 돌로 된 거북이
모양 지대석 위에 두툼한 원형 단을 만들고
탑을 세움.
탑신, 옥계석 모두 하나의 돌.
고려시대 석탑으로 추정.
문살은 녹이 슬고 바래고
친근감이 가고.
경사진 거북바위 위에 기단부 없이 탑신을 세움.
도선국사가 하룻밤 사이 천불천탑을 다 세우고
마지막으로 와불을 일으키려 했으나
새벽닭이 울어 중단.
길이가 각기 10.7, 10.3m.
얼굴표정이 편안하다.
주위에는 채석장이 있고.
석재의 결을 따라 구멍을 뚫고 쐐기를 박아
돌을 쪼갰던 흔적이 있고.
운주사의 석탑, 석불은 동일한 조각수법으로
만들어져, 이름없는 석공이 평생을 두고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다 함.
정남진장흥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다음날 점심까지 먹을 식재료를 구입하고
오렌지, 떡 등을 구입.
길고 꼬불꼬불하고 울퉁불퉁하고.
동백나무 숲의 화려한 꽃과 무리진 붉은 낙화는
우리의 심성을 건드렸다.
천자의 면류관 같은 천관산(天冠山).
김유신에게 버림받은 천관녀가 숨어살았던 산.
가끔 흰 연기와 같은 이상한 기운이 서리는 신산(神山).
장흥 관산읍과 대덕읍 경계에 있는
호남 5대 명산의 하나.
(지리, 월출, 내장, 내변)
신라 진평왕때 화랑 김유신이 정을 나눈 기생이
천관녀. 어머니의 말을 듣고, 정을 끊으리라 한 어느날
취기에 말을 타고 귀가 중
말은 습관처럼 천관녀 집 앞에 서고,
유신은 말의 목을 베었다.
천관녀(天官女)가 그의 모진 무정함을 원망한
향가가 원사(怨詞).
입실 수속을 마치고 우리의 숙소,
후박나무에 입소.
주변의 산내음이 얼마나 신선했는지.
시설은 지은지 얼마 안되었고 널직해서
우리가 숙박한 어느 휴양림보다 마음에 들었다.
이날 저녁은 삼겹살 구이+장흥 안양막걸리.
아침 베란다 앞, 숲이 싱그러웠다.
동백, 비자림 숲.
구정봉-환희대-억새군락지-연대봉까지는 3.2km.
2코스를 택했다.
출발한지 얼마 안되어 천관사 가는 삼거리.
친구들은 하산시 들리자고.
그말을 들은 것이 잘못이지만
아담한 천관사를 못들린 것이 아쉽고.
주위에는 이공과 부인 장흥위씨의 무덤이 있고.
우리는 좁은 산길로 들어섰다.
혹가다 나타나는 계단길을 오르기도 하고.
산과 강도 있고 바다도 있는 장흥, 10여개의 섬이 있고
영암 궁성산(484m)에서 발원, 장흥, 강진평야를 거쳐
강진만으로 흐르는 탐진강이 흐른다.
인구는 38천 명. 강진보다 조금 많다.
마한 건마국, 백제 마차현, 통일신라때는 오아현,
고려때는 정안현. 태종때 장흥도호부를 두었고.
소백산맥의 서부지맥이 군의 남북방향으로 뻗치고.
철쭉제로 알려진 제암산(907m)이 있다.
다음 철쭉이 필 때는 꼭 올라봐야지.
그리고 광화문에서 보면 정남쪽의 정남진이
관산읍에 있다. 직선으로 가면 중강진에 다다르고.
바위 틈에는 가냘프게 핀 철쭉꽃.
장흥의 먹거리는 된장물회, 장흥삼합이 있고.
표고, 한우, 키조개가 삼합.
표고, 한우는 이곳의 대표 상품.
70년대 장흥축협에 출장을 갔는데
경영이 어려워 조합장이 서울로 한우를 출하하다
교통사고가 났다.
세가 약하고 작은 고장이며 축산이 성하다는 인식이
내 머리에 박혀있지만 전남에는 장흥보다 더
군세가 작은 군들이 있고.
당시는 군마다 축협이 없던 때.
꽃이 암수 딴 그루에 피고
숲속의 작은 키 나무라는데-
키가 너무 크다.
장흥에는 읍이 셋.
군청소재지 장흥읍, 정남진이 있는 관산읍,
그리고 관산읍의 이웃 대덕읍.
열매는 팥을 닮고 꽃피는 모습은 배나무.
팥배나무는 유전적으로 배나무 보다 마가목에 가깝다.
(장미과 마가목속)
산동사람들은 문장봉이라 한다고.
천주(天柱)를 깍아 기둥을 만들어 구름 속으로
꽂아 세운 봉우리.
산동사람들은 금관봉이라 한다고.
구정봉능선을 이룬다.
만권의 책이 쌓여진 것 같다는 대장봉 정상의
평평한 석대.
산 곳곳에 수줍게 피어있는 철쭉꽃.
집단으로 피어있는 것보다
한가롭고 아름답고.
진달래색보다 더 고운 빛갈.
휴양림에서 환희대까지 2.4km,
환희대에서 연대봉까지 0.8km.
(다음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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