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을 앞두고 만난 등산객은 이계현씨.
이날 등산길에 처음 만난 사람이다.
동생이 민물장어 협회 회장이라던가.
오른쪽 가슴에 민물장어양식수협 표시가 있고.
연대봉 근처에 자기 이름이 쓰인 비가 있어
찾아보고 하산하는 중이라 했다. 85세 나이니
그비를 더 볼 수 있을런지 모르겠고 하여.
궁금하기도 하고
그와 함께 연대봉으로 향했다.
장흥산악회에서 세운 비.
1976. 5. 7. 새벽 이곳 전투경찰초소에 벼락이 떨어져
일부 대원이 살아남았다. 비문에 기적의 사나이 세 명이
적혀있는데, 살아남은 두 명의 전투경찰과 이계현씨.
이계현씨가 최초 목격자로
두 명이 살아남는데 공을 세운 모양.
그 이후 초소는 없어진 모양인지.
비에 적힌 명문만 남았다.
'천둥벼락에도 꿋꿋이 살아남은 이들처럼
사나운 비바람에도 꺽이지 않는 억새처럼
험난한 세파에 좌절하지 말고
오늘도 힘차게 전진하면 어떠하리'
우리들을 보고 하는 말 같고.
장흥사람들 정감이 간다.
두번째 등산객을 만났다.
한우를 키우는 건장한 장흥 친구.
음식을 같이 나누었고
하산길 안내를 요청하여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1코스 갈림길까지 동행.
우리 일행 중엔 연고대출신이 각 1명.
고대 출신 친구는 섭섭했을 것.
허기야 고대산이 있지만.
왜적 침입시 이곳 봉화대는 장흥 억불산(510m),
장흥 수인산(561m)과 교신했다고 한다.
철쭉과 구름과 함께 하며
구름 나그네가 되어보기도 하고.
하산길 1코스는 지장봉 근처에서
2코스와 다른 길을 가게된다.
2코스보다는 200m 짧은 3km의 거리.
85세 노인도 이별하고
1코스 갈림길에서 건장한 축산인도 이별하고.
우리도 85세까지는 등산을 할 수 있겠지.
무릎에 부담이 더 가고.
에고 숨차
힘내!! 청춘
그 아름다움을 무엇에 견주리.
차나무과의 노각나무는 깊은 계곡에 사는
아름드리나무. 품질 좋은 목기 재료가 되고.
koreana이름이 들어간 순수 토종나무로
초여름에 청초한 흰꽃을 피운다.
(박상진 교수)
먹은 것을 자연에 환원하기도 하며
정신없이 내려오니
2코스 입구의 인천이씨 제각과 묘비가 보였고.
셋이 정자에서 쉬는 동안
아산친구는 군말없이 언덕을 한참 올라
주차장의 차를 몰고왔다.
친구란 친구를 위해 아무말 없이
힘든 일을 하는 사람.
휴양림을 빠져나오는 좁은 길에서
차에서 내려 천관산 능선 다시 한 번 보며
산과 이별을 했고.
강진 마량으로 향하는 길에서 만난
보기만해도 정이 가는 남도 2막 학교.
폐교를 활용, 수련회, 체험학습, 워크 숍,
평생교육의 장소로 쓰고 있다.
강진군 대구면에서 정차, 가우도와 연결되는
저두 출렁다리를 걸어갔다 왔고.
지친 다리근육도 풀겸.
도자기모양의 짚트랙 시발지가 보였고.
강진만 8개 섬 중 유일한 유인도, 가우도.
이곳을 방문한지가 십년이 넘었나.
그때는 짚트랙을 타려는 줄이 길었는데
이날은 운행을 안하는 모양.
강진의 인구는 장흥보다 적은 35천 명.
고려청자유적, 정약용 유배지, 영랑생가 등은
귀에 익은 말이며.
조선초 도강현과 탐진현이 합쳐진 군.
Blue Bird 153카페에서 커피 한 잔.
예수가 부활하시고 제자들에게 그물을 던지라 하니
잡힌 물고기 수가 153.
모나미볼펜에도 써있던 숫자.
목소리 고운 카페여주인이 신자인 모양.
이곳에는 마량항, 여객터미널이 있고
강진 남부해안 수산물집산지.
고려때 고려청자가 개성으로 반출되는 곳이며
옛날 육지로 반출되는 제주말이 잠시 쉬는 곳.
태종초 마두진이 설치되었던 전략적 요충지.
강진 마량에서 고금대교 건너 고금도(완도 고금면)로
다시 장보고대교 건너 신지도(완도 신지면)로,
그리고 신지대교를 건너 완도로.
돌담이 이쁜 마을에 주차를 하고.
완도는 유인도 54개 무인도 147개로 이뤄진
인구 54천 명의 군. (1896년 군으로 독립)
전국 제일의 수산양식장이 있으며
아열대성 식물군이 자란다.
강진 해남 사이에 위치하고, 북서면 해남반도가
북서계절풍을 차단하여 따뜻한
해양성 기후를 이루기 때문.
바닷물이 완전히 빠져있었고.
청해진 유역은 38천평. 장보고(-846)는 흥덕왕 3년
(828년) 서남해안 중심지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
해적을 소탕하고 한 중 일을 연결하는 해상항로를
개척하여, 장도를 중계무역의 주요 근거지로 했다.
신라말의 어지로운 정국은 이어지고
장보고도 왕위 쟁탈전에 가담하게 되고.
결국은 암살당하고 말았다.
왕권이 안정된 때였더라면
해상왕국도 번창하고 나라도 강건해졌을 텐데.
요즈음 우리나라, 걱정이다. 기업들은 분투하여
경제를 그나마 잘 이끌고있는데 정치권은
도움은 커녕 장애물이 되고 있으니.
성벽은 판축(版築)기법으로 쌓아졌다.
판자로 틀을 만들어 가운데에 흙, 모래를
번갈아 넣어 단단하게 쌓아올리는 공법.
말하자면 흙으로 기초및 성벽을 쌓는 방법.
판축도성 밖은 바다.
성의 중간지점에 높이 세워진 관측소 건물.
성의 안과 바깥 그리고 마을을 조망할 수 있고.
신지대교도 볼 수 있고
사진의 장보고대교(고금도, 신지도 연결)도 보이고.
해풍도 음미하며 사색도 하고
또 이 좋은 날을 즐길 수 있음에 감사했다.
적을 공격할 수 있는 시설이기도 하고.
이곳 건물들은 땅을 파 기둥을 세우거나
기둥을 박아넣어서 건물을 지었다.
이곳에 모시는 신은 장보고, 송징, 정년, 혜일대사.
송징은 삼별초 장군으로 원나라에 대항
세미선을 털어 주민들을 구휼했다.
정년은 장보고 휘하의 장군이며 관리.
혜일대사는 신라시대 순수밀교를 전래했고.
장골이야 비록 초목과 함께 썩었으나
의연한 혼백은 풍뢰를 머금어 사납구나
귀신이 되어서도 웅걸하여 이 땅에서 제사하려
장대에 꿩깃 꽃고 나무 새겨 신상을 지었더니
저 어인 사람들인고 괴이하다 비웃고
허물어 마침내 물가에 버렸다네
백년 세월에 당집 한 칸 쓸쓸할 뿐
뉘엿뉘엿 지는 해에 들가운데 무당의 굿소리
우수수 하늬바람에 갈까마귀 춤을 춘다
신령이 내리는지 하늘에선 빗방울 날리고
(임억령, 1496-1568, 송대장군가)
-당집에서 송징장군을 모시는 제사의 모습-
무어라 말할 수는 없지만 삼별초 관련 유적지,
인물을 생각하면 왜 그리 숙연해지는지.
완도타워 전망대로 이동하는 차 속에서
유적지의 장보고 동상이 보였다.
토종 완도 호랑가시나무를 보고있는 친구들.
천리포수목원 설립자 민병갈(1921-2002)씨가 발견.
학명에 민병갈씨의 본래 성인 Miller가 붙었다고.
감탕나무과 상록활엽관목인 이 나무는 호랑이
발톱같은 가시가 딱딱하고 윤기나는 타원형
육각형 잎 모서리 끝에 있다.
호랑가시나무와 감탕나무의 자연교잡종으로
잎이 일반 호랑가시나무와 틀림.
유리창엔 먼지가 잔뜩 끼어있었고
완도의 바다, 시가지는 그저 그랬다.
2022년에 해조류박람회가 계획되어 있고.
똑같은 형태의 건물인데
왼쪽 회색건물은 프라하,
오른쪽 흰 건물은 파크힐, 가격이 더 비싸다고.
타워 전망대 인근에 위치.
수원친구가 선호하는 숙소로
깨끗하고, 종업원 친절하고.
선미네(부산댁)에서 줄돔, 갑오징어 사서
사오정식당에서 한 잔. 숭어는 서비스.
하루의 피로를 씻었다.
회가 왜 이리 달콤하지.
천문연구원 천문우주지식정보에 의하면
이날 일몰시각은 19시 15분.
완도 중앙시장 한 바퀴 돌고
개성순두부(완도읍 군내리)에서 돌솥밥에
순두부 한 뚝배기 씩.
넓은 식당에 손님이 꽤 있었다.
친구들 국화빵 하나씩 들고 나온다.
디저트로 준다나.
가보니 종업원이 사다놓은 것을 뺏아먹은 모양.
나도 하나 얻었지만 종업원 왈,
식당 앞에 국화빵집이 있어요. 머쓱.
입구의 탐방지원센타 여직원들 얼마나 친절한지.
식물이름도 가르쳐주고.
완도항 서쪽으로 4km지점에 있는 몽돌해변은
아홉 개 계단(등)을 이룬다.
경사진 자갈밭은 바람, 파도에 바다 속으로
드나든다. 자그르락 소리도 나고
자갈층마다 색이 틀리다.
자갈밭보다 더 좋은 것은 해변 뒷편의 방풍림.
청초하고 외롭고.
이곳의 장엄한 해돋이, 다채로운 석양이 볼만하고.
보름달밤의 부서지는 파도와 반짝이는 청환석
(靑丸石), 시커먼 상록수림
그리고 희미한 자태의 섬이 환상적이라고.
여름엔 시원하여 피서지로도 안성맞춤.
인공조림된 방풍림은 추운 지방, 더운 지방에서
자라는 나무가 혼재되어 생달나무 같은
활엽수림으로 변해갈 것이라고 한다.
이곳에는 예덕나무, 상동나무, 생달나무,
개서어나무, 새우나무 등이 많다고.
해안가에 서식하는 대극과의 낙엽소교목.
수피는 항암제, 장염치료제, 해독 진통제, 염료
등으로 쓰이고 예절과 덕성을 갖춘 나무라는데-
광이 나는 물푸레나무과 광나무. 키는 4-5m.
여름에 하얀 꽃이 나무를 뒤덮고,
자색 검은 콩 모양의 열매를 맺는다.
숲 속에 그대로 머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고.
키 15m의 녹나무과 상록활엽교목.
잎은 차 대용으로 쓰이고
건축재, 가구재로 사용.
해안 섬지방, 제주도에 분포하며
나무껍질은 계피 대용으로 쓰이고
통증을 다스린다.
숲길을 걷다 다시 탐방센타로 회귀.
바다의 말은 파도소리.
처얼썩 처얼썩-
숲길은 완만하고 신선하고.
예덕나무가 붉은 빛 때문에 자주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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