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만나지 못했다
잘 있노라니
그것만 고마웠다'
(나태주, 1945-, 안부)
07:22분 용산을 출발한 기차가
수원 서호를 지난다.
서호도 마음의 고향 중 하나.
샌드 패블즈의 '나 어떻게'
서둔동 캠퍼스-
대학교때의 아련한 얼굴, 남희-
우연히 옆에 앉은 여인도
애인이 우리 동문이었나 보다.
옛추억을 더듬는 것도 동병상련.
9시 온양온천역에서 아산친구 만나
장고항으로 달려 배표를 끊자니,
친구가 체리나무를 발견, 우리는 달콤함을 맛보았고.
친구, 이 방면에는 도가 텄다.
전에는 조용한 어촌마을이던 장고항은 난장판.
장구(장고)와 같이 아름답다 한 장고항은
3, 4월 실치회로 유명.
매표소를 찾는데,
선착장을 찾는데 한참 헤맸다.
안내 표시도 없고.
충청도식인가.
국화과의 두해살이풀.
엉겅퀴와 비슷하지만 꽃색갈이 연하고 꽃모양도
부드러우며 잎에 가시가 없다.
어린 잎과 뿌리는 식용으로 쓰이고.
'은하수 수산'에서 간재미무침+삼식이, 도다리회.
3만원에 양도 많고 싱싱하고 맛도 그만.
이곳은 차림비가 별도로 안들어 좋고.
12시배를 타자니 시간도 남아
일단 귀경 기차표를 19:12분에서 20:35분 차로 바꿔
예약하고 급작스레 아산친구가 결정한 일.
배는 8시부터 두 시간마다 있다.
왜목마을(왜가리목과 같다하여)에서 일출을 보면
해가 이곳에 걸려있다고.
장고항은 석문방조제와 왜목마을 사이에 위치.
왜목마을은 바다로 길게 뻗쳐있어
일몰, 일출을 다 볼 수 있다.
나 어떻게. 연장한 기차시간 또 연장해야하나.
주말이라 여행객들이 많아, 배는 바로 돌아와
12시 20분쯤 다시 출항한다고. 휴-
항해시간은 10분 정도. 선착장 찾다가
10시에 도착 못한 사람도 부지기수.
애들 데리고 1박 정도 있으면 좋은 섬.
섬도 아담하고 깰끔하고.
아이들 놀기좋은 바닷가 그리고 바닷가 체험도 하고.
왼쪽이 도지섬, 매박섬은 섬 뒤에 있어 안보인다.
국화섬 소재지는 화성시 우정읍.
당진 장고항에서는 10분밖에 안걸리나
화성 궁평항에서는 1시간 걸리고.
주민들은 당진으로 편입되길 원하지만-
우리나라의 행정편의는 그런 것.
원래 섬 이름은 꽃이 늦게 핀다고, 만화도.
옛날 나무땔감 등으로 나무를 다 베어버려
국화만 남았던 섬.
당진은 충남 서북부에 있는 시.
아산만을 경계로 평택과 접합. 인구 17만.
원래 리아스식 해안이었으나 삽교방조제 건설 등으로
해안선이 단순해졌고.
김만중, 김대건신부, 심훈 등이 이고장 출신.
안국사지, 영탑사, 신암사 등에
보물들이 있고
을사보호조약 후 봉기한 의병들의 무덤인
의병총이 있다.
현대제철 등이 들어서 당진은 성장하는 시가 되었다.
갈매기들이 속도를 내어 비상할 때는
두다리를 접어 몸끝에 바짝 붙인다.
이곳 저곳에 있고.
주위의 섬들은 해무에 쌓여있다.
생각보다 부유물 쓰레기가 없었고.
굴업도 등에는 주민들이 바다에서 흘러오는 쓰레기
처리에 얼마나 골치를 앓고 있는지.
우리는 우선 시계가 도는 반대방향으로
해안길을 걸었다.
춥지도 않은지.
정적이 흘렀다.
한국원산의 정향나무를 미국에서 개량한
물푸레나무과 수수꽃다리속 낙엽활엽관목,
꽃말은 '젊은 날의 추억' '첫사랑'
우리는 해수욕장 뒤에 있는 정자에 있다,
지도에는 표시되어 있지 않은.
뒤는 화성시 우정읍 소속 입파도.
입파도에서 국화항까지는 5km.
닭의 장풀과 식물.
북아메리카원산으로 방사선에 노출되면 꽃이 분홍
색으로 변하여 방사선의 양을 감시할 수 있는 식물.
달개비(닭의 장풀)꽃은 꽃잎이 푸른색과 흰색이고
자주달개비는 꽃잎 두 장이 모두 자주색.
닭장 주변에 잘 자란다고 또는
꽃이 닭의 볏과 비슷하다고 닭의 장풀.
주위에는 아카시아꽃,
이팝나무꽃이 피어있었고.
뒤에 우리가 올랐던 정자가 보인다.
이곳 주민의 묘인지
외지인 것인지.
소나무 숲속 길도 걷고
섬 북쪽의 해변으로 내려가 목책길도 걷고.
황적색 열매를 맺는 낙엽활엽관목.
꽃말은 '미인의 잠결'.
향수, 염료 원료 등으로 쓰인다.
고려사, 이규보(1168-1241)의 동국이상국집,
몽금포타령, 세종실록지리지, 섬마을선생님
등에 언급된 꽃.
(박상진 교수)
'하도 곤해선가 머리 숙인 해당화
양귀비가 술에 취해 몸 가누지 못하는 듯
꾀꼬리가 울어대어 단꿈에서 깨어나
방긋이 웃는 모습 더욱 맵시 고와라'
(동국이상국집)
모래길이 들어나 보였고.
건너가 보는 것보다 아쉬움이 남는 것이
더 좋은 것 아닌감.
바지를 걷고 섬쪽으로 가보았다.
물살이 제법 쎘고.
맨발로는 걷기 어려운 해변.
뒤를 따라 올랐더니 가시덤불이고 우측은 절벽.
팔뚝에 상처를 남겼고.
얼마 전 올랐던 삼거리.
평택에 사는 부부가 주말농장으로 경영하는
아로니아 농장. 부인의 얼굴은 피곤해 보였다.
아로니아는 장미과의 관목.
열매는 블루베리와 비슷하게 8월에 검게 익는다.
시력, 건강 등에 좋고 약제, 색소 원료로 쓰이고.
돈 좀 되냐고 물었더니 지인들과 나눈다고.
블루베리와 마찬가지로 초창기 묘목장사들만
배 불르고. 귀가 얇은 사람들만 손해.
시원한 아로니아 발효차 한 잔씩 얻어 마셨다.
한 잔 더 청하고 싶었지만 낯짝이 얇아서.
청결하고 세련된 섬마을의 중심지.
보통 섬의 낙후된 마을이 아니었다.
해물칼국수 잘한다는 국화식당
외관도 단아해 보였고.
우리는 근처 마트에서 얼음과자 한 개씩.
승선지에서 낚시광들에게 많이 잡았냐 물었더니
대부분 모른 척. 한 친구만 성과물을 보였는데-
우리 눈엔 빈약해 보였다.
철이 아닌지 모르겠지만
장고항이나 이곳이나 어족이 풍부한 곳은 아닌 듯.
갈 때 와는 달리 갈매기들도 쓸쓸.
새우깡 주는 아이들도 없었고.
국화도에 우리가 머문 시간은
네 시간이 안되었다.
예산 삽교시장에서 저녁으로 소머리국밥을 들기로.
삽교 가는 길,
모내기 진척도는 50%가 안되는 듯.
삽교는 섶다리에서 온 말.
소머리국밥으로 유명한 식당.
덕분에 주위는 온 통 소머리국밥 식당.
소고기값이 내렸다고 국밥 값을
만원에서 구천원으로 내린 양심적인 식당.
전에는 5일장마다 문을 열었는데
요즈음은 월요일만 빼고 영업.
고기 량도 많고 맛있어
국물도 안 남기고 다 먹었다.
식당 여주인도 클레마티스란 어려운
이름을 알고 있었고.
미나리아재비과의 넝쿨식물.
큰 으아리라고도 한다.
건조가 빠르고 세균증식을 억제해
위생적이며 칼라도 화려하고.
대한민국 주부들 대단하다.
이 시골까지 독일산 행주가 유행하고 있으니.
철시가 시작되었고.
큰 시장이 아니라 한산하다고.
그리고 삽다리 총각 노래비가 있다.
1960년대 라디오 연속극 주제가.
내용 중 '개갈이 안나'란 말은
종잡을 수 없을 때, 마무리가 안되거나
없을 때 쓰인다.
충청도 사투리가 아니고.
윤봉길의사(1908-1932)는 예산 출신 인물.
1932년 상해 홍커우공원에서
일본 주요인사들에게 폭탄을 투척했다.
장지아스는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 임시정부에 대한 태도를 달리 했다고.
이곳을 찾았다.
아직도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적지 않았고.
하늘엔 상현달이 떴다.
'웃음과 울음이 같은 音이란 걸 어둠과 빛이
다른 色이 아니란 걸 알고난 뒤
내 音色이 달라졌다
빛이란 이따금 어둠을 지불해야 쐴 수 있다는 생각
웃음의 절정이 울음이란 걸 어둠의 맨 끝이
빛이란 걸 알고난 뒤
내 독창이 달라졌다
웃음이란 이따금 울음을 지불해야 터질 수 있다는 생각
어둠 속에도 빛나는 별처럼
나는 골똘해졌네
어둠이 얼마나 첩첩인지 빛이 얼마나
겹겹인지 웃음이 얼마나 겹겹인지 울음이
얼마나 첩첩인지 모든 그림자인지
나는 그림자를 좋아한 탓에
이 세상도 덩달아 좋아졌다'
(천양희, 1942-, 생각이 달라졌다)
오늘 여행, 너무 열심히 했다.
동행한 친구에게 감사,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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