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동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입사동기 5인방의 여행.
코로나로 모임이 어려워진 요즈음
몇 명만의 모임이 일반화 되는 것 같다.
인제읍, 원통 등에서 가끔 정차.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라고 하는 말,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게다.
인제군 북면 원통리,
군인들이 법석대는 곳이지만
읍은 아니다.
인제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군이고
따라서 인구밀도도 가장 적은 지방.
인구는 32천명.
향로봉, 설악산, 점봉산, 대암산 등이 있고
진부령, 미시령, 한계령 고개도 있고
소양강이 군의 중앙으로 흐른다.
북천이 흐르고.
인제 서화에서 발원하는 북천은
원통에서 설악산에서 발원하는 방천과 합류하고
현리에서 내린천에 합쳐지며
인제 합강리에서 소양강과 합류한다.
잎모양이 버들처럼 생겨 버들마편초.
여름에서 늦가을까지 개화.
남아메리카 원산.
우리나라 원산의 마편초도 자주색꽃이 피고
해안지대 길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줄기가 가늘어 과거에는
말의 채찍으로 썼다는 마편초.
장미과에 속하는 마가목(馬牙木).
잎이 말 이빨처럼 생겼다나.
추위에 아랑곳 않는 한대 수목.
높은산 중턱에서 꼭대기까지 자라는 나무이나
지금은 정원수로 애용된다.
풍증, 어혈, 쇠약에 효과가 있고
성기능도 높 인다고.
(박상진 교수)
연휴 다음날인데도 만원.
인제군 북면 용대리에 있고 647년(진덕여왕시절)에
자장이 창건 당시에는 한계사.
대청봉에서 100개째 웅덩이가 있는 곳이라 하지만
7차에 걸쳐 화재를 입었고
터전을 옮기면서 개명을 하였다고.
백담사라는 이름에는 화재를 피해보고자 하는
뜻이 닮겨 있다 한다.
한용운(1879-1944)이 머물며
'님의 침묵'을 집필한 곳.
1896년 오세암에 입산한 후
시베리아, 만주 등을 여행하기도 했으며
1905년 백담사에서 재입산하여 삭발, 수도.
옛날 보가 없던 시절, 계곡이 얼마나 멋졌던지.
그 아쉬움.
벙어리 절간이라는 뜻.
다시 말하면 절에서는 조용하라는 말.
한국의 피카소, 걸레스님 중광(1934-2002)이
말년에 이곳에서 작품활동을 했다.
농암은 중광의 법명.
서방극락정토의 주재자인 아미타불을 모시는 불전.
극락정토는 서쪽으로 극락전은 동쪽을 향하고
불자들은 서쪽을 보고 절한다.
왼편은 문수보살, 오른편은 보현보살.
뒷편은 지장탱화.
부처님의 뜻이 물고기에게도-
겹겹 구름 속 암자
저녁 햇살에 핀 국화
여름 지난 옷을 꿰매는 스님
이 한적함
보우는 조선 명종떄 승려.
문정왕후의 신임을 얻어 봉은사 주지스님 역임.
승과가 부활되었고 도첩제도 실시되었고.
문정왕후가 죽자 제주도에 유배되어 참수됨.
어려서부터 신동이란 소문났던 그에게
할아버지벌 최지운이 시습이라 이름지어줌.
學而時習之 不亦設好
(배우고 또 익히니 기쁘지 아니한가)
'천 봉우리 먼 골짜기 그 너머로
한 조각 구름 밑 새가 돌아오누나
올해는 이 절에서 지낸다지만
다음 해는 어느 산 향해 떠나갈거나
바람 자니 솔 그림자 창에 어리고
향 스러진 스님의 방 하도 고요해
진작에 이 세상 다 끊어 버리니
내 발자취 물과 구름 사이 남아 있으리'
(매월당 김시습의 '저물 무렵')
한 쪽의 나무 한 그루 붉게 물들기 시작.
잦은 가을비로 계곡 물소리는 우렁찼고.
구곡담계곡에서 점심을 하고
다시 백담사로.
백담사에서 탐방안내소 근처
백담고을 캠핑장(백담고을산장)까지가 백담계곡.
백담고을산장에서 수렴동대피소까지가
수렴동계곡.
영시암에서 오세암까지가 가야동계곡.
수렴동대피소에서 봉정암까지가 구곡담계곡.
수렴동은 금강산 수렴동계곡과 비견될 만큼
경치가 수려하다는 데서 유래.
대부분이 영시암, 수렴동대피소가 목적지.
오세암을 간다는 두 처자는 불교신자였고.
당초 우리는 여행사를 통해 백담사는 물론
십이선녀탕을 갈 계획이었지만
신청자가 적어 부득이 변경할 수 밖에.
변경이 안되었다면
단풍을 즐길 수 있었을지.
대청봉에서 하산하는 친구 말로는
그곳은 이미 낙엽이 뒹군다고.
1781년 스님은 영남에서 올라와
설악산 심원사에서 수행하는 중
대웅전불사를 하였고
1783년(정조 7년) 심원사를
백담사로 개칭하였다.
서당을 다녔던 박식한 강대련친구는
부도는 사람을 죽여 뛰운 것이냐고 의문시.
부도는 불타와 같이 붓다를 번역한 것.
탑파(塔婆), 솔도파(率屠婆)의 전음이 부도.
불타가 바로 부도라고. 외형적으로 나타난
불상, 불탑이 바로 부도란 말.
승려까지 부도라 부르기도 한다고.
7세기 원광법사부도가 건립의 시초.
부도에서 주인공의 생애와 행적,
당시의 사회상, 문화상을 알 수 있다.
조선 후기 유학자 김창흡(1653-1722)이 창건한 암자.
1709년(숙종 35년)에 창건하고 6년 머물었다.
영시는 죽을 때까지 세상에 나가지
않겠다는 맹세의 뜻.
그러나 일을 돕던 찬모가 호랑이에 물려
변을 당하자 춘천으로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고.
조선후기 유불문화를 간직했던 암자.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곡조를 못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한용운, '님의 침묵')
사시사철, 자연은 조화를 이루지 않나?
이것도 자연의 조화.
7억년전 다세포 동물이 등장했고
5.1억년전 최초의 척추동물, 물고기 등장.
물고기는 인류의 조상.
수렴동대피소는 수리중.
이날 하루 종일 추웠다, 셔츠를 껴입었는데도.
마나님이 아침에 싸준 김밥을 꺼낸 친구.
(하루 전에 말으면 맛이 없어지니)
거동이 불편한 마나님으로 손수 도시락 만든 친구.
싸달라기 귀찮아 떡 사온 친구.
회장이라고 잔득 챙겨준 마나님.
노년의 양상은 가지각색.
최근의 비로 질척한 길이 많았다.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생각했지만
버스는 바로바로 들어왔다.
자가용도 못들어오게 하는 백담사길,
서비스로 커버해야 되겠지.
설악산토속식당에서
옥수수동동주+갓 부친 메밀전.
자연에 취해서, 추위에 떨어서
닫혀졌던 입들이 활발해졌다.
역시 한 잔이 있어야.
밤은 성큼성큼 걸음걸이가 빨라진다.
추위에 약한 나는 버스대기실안에 있으려니
의자가 따뜻했다.
추운 곳이라서?
서울보다 나은 서비스?
집에 가봐야 밥 달라기는 그렇고
터미널 2층 기사식당에서
마감시간이라고 쫓기며 먹은
순두부지리, 맛이 그만.
회장을 맡은 김재원친구,
아침에도 표 끊느라 일찍 나온 공도 있는데
뻐스비만 내라고 통보.
하여튼 친구들, 고맙네.
더구나 네 친구 모두 오늘 여행에 만족한다니
나도 만족.
11월에 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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