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칠보산

난해 2022. 6. 26. 19:39

6/25(토) 칠보산 등반을 위해, 집에서 7시 출발

봉화산역 입구에 핀 모감주나무 꽃,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무중의 하나.
 
여름의 짙푸른 녹음에도 당당하게 피어오르는,
여름, 태양의 이글거리는 날을 기달려 피는,
나무를 온통 황금색꽃으로 뒤덮는 나무.
(golden rain tree)
 
씨앗은 금강자(金剛子),
옛날 큰 스님들만 지닐 수 있었던 염주를
만드는 열매. (박상진교수)
 
 
 
 

40-50 수도권산악회 부름을 받았다

인원이 많지 않아 14-16인승 미니버스를 탔고.
기름값이 너무 올라
만차가 되어야 부를 수 있다는 관광버스.
 
여회원 2명이 참석,
기분이 별로였던 대청봉대장?
 
 
 
 

피사리하는 농부들

농부는 늘구수레한데
부인은 훼쇼너블.
 
 
 
 

일죽 근처 졸음쉼터에서 잠시 쉬었고

 
 
 
 

버스에서 내리니

풍성한 수국꽃,
생식능력 없는 우아한 자태.
 
 
 
 
 

떡바위에서 등산시작

등산객들 대부분은 떡바위를 모른다.
 
 
 
 

칠보산은 네다섯번 올랐다

칠보산이 있는 괴산은
고인이된 정지형친구의 고향.
그래서 더 애착이 가고.
 
마지막 올랐던 재작년 여름에는 
일부러 떡바위를 찾았었다.
 
 
 
 

급경사 계단을 내려가

다리를 건넜고.
 
여름엔 다리 밑이 최고.
벌써 피서객들이 많았다.
 
그래서 다리 밑에서 주어온
아이들이 많았나보다.
 
 
 
 

우리는 여름 속으로

이날 기온은 30도를 웃돌았고.
평지길은 잠간이고 곧 급경사 돌밭길로.
 
 
 
 

칠보산에 많이 자생하는 산수국이 피기 시작

범의 귀과 수국속에 속하는 낙엽활엽관목.
7-8월 개화. 편평꽃차례 둘레에 흰 무성꽃이
서너개 핀다.
 
 
 
 

5-6월 개화하는 인동과 백당나무

무성꽃이 진짜꽃 둘레를 감싼다.
곤충을 유혹하기 위해.
 
산수국이 품종개량된 수국,
백당나무의 개량품종 불두화 모두
무성화.
 
 
 
 

또 다리를 건너고

칠보산(778m) 소재지는 괴산군 칠성면 태성리.
쌍곡계곡을 사이에 두고 군자산(948m)과 
마주하여, 일곱개의 봉우리가 보석처럼
 
아름답다 하여 칠보산.
칠보산은 속리산 국립공원 안에 들어있다.
 
 
 
 

평평한 길은 잠간이고

 
 
 
 

사람 얼굴도 보이고

 
 
 
 

경사길은 계속

 
 
 
 

뒤처진 네사람, 묵밥을 꺼냈고

도토리묵, 냉면육수, 밥 등
잔뜩 짊어졌으니-
 
무게도 줄일겸
한 통을 비웠다.
 
 
 
 

각연사 팻말을 따라 go go

 
 
 
 

아이고, 힘들어

목책길 있기 전에는
그렇게 험한 길이 아니었는데-
 
가끔 줄을 탔었지만.
 
 
 
 

간신히 능선길에 올라섰고

 
 
 
 

6월의 산

 
 
'숲 속에 나무들이
일제히 낯을 씻고
환호하는 6월
 
6월엔 내가
빨갛게 목타는
장미가 되고
 
끝없는 산향기에
흠뻑 취하는 
뻐꾸기가 된다
 
6월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욱 살아
 
산기슭에 엎디어
찬 비 맞아도 좋은
바위가 된다
(이해인, 1945-, 6월엔 내가)
 
 
 
 

조개바위?

 
 
 
 

고사목을 그리워 하는 바위가 되기도 하고

하늘은 뭉게구름 흐르는 날씨로 변했고.
 
 
 
 

보살의 미소

하태욱친구는 교회를 나가지만
군시절엔 군승실에 근무,
염불도 잘 읊는다.
 
 
 
 

버선코바위도 있고

 
 
 
 

도사들이 되었나

유연성이 늘었나.
뒤쳐져도, 그렇게 오를 때 힘들었어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
 
 
 
 

칠보산 능선에 오르면 보이는 보개산 각연사(覺淵寺)

이번 산행에선 놓친 풍경.
 
연꽃이 피어나듯, 보개산(709m), 덕가산(858m)
칠보산이 둘러싼 분지 안의 절.
 
 
 
 

6세기 신라법흥왕 시절

유일대사가 연못속에 석불을 발견,
각성한 바가 있어 지은 절.
그래서 각연사.
 
재작년 찾았을 때
넓은 절마당, 천년사찰의 흔적들(석물),
비로전 안의 인자한 석조비로자나불좌상, 
 
자귀꽃, 350년 된 보리자나무(피나무) 등이
눈에 선하다.
 
 
 
 

다람쥐도 빵맛을 알았는지

등산객이 준 빵덩어리를 잽싸게 끌고 갔다.
 
 
 
 

하산길도 급경사 목책길로 이어져

만만치 않았고.
 
 
 
 

쓰러진 나무를 이용, 그늘막을 치고

점심을 시작한 일행을 만났다.
30분 정도 늦었을까.
 
60대가 주축인 그들과
뒤처지는 것이 순리이지만
미안했고.
 
 
 
 

손이 큰 경옥씨 묵사발 배분

두번째 먹는 묵밥,
먹어본 사람만이 알리라.
 
우비도 하나씩 배분.
고맙소이다.
 
 
 
 

멋지지 않은가

 
 
 
 

묘한 남근석

 
 
 
 
 

때맞춰 황상철친구가 카톡으로 보내온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포옹.
 
연인이 껴안았는데도
그것은 쪼그라들었다.
 
 
 
 
 

홀로 핀 털중나리꽃

원추리꽃 한 송이도 보았다.
아직 여름이 덜 익었는지.
 
 
 
 

각연사와 절말 갈림길, 활목재에서

별로 힘들지도 않았는데
대청봉대장, 바람과 자연을 감상하라고
쉬는 시간을 주었다.
 
고개를 넘어가는 6월의 바람 맛을
그대는 아시나요.
 
산타는 솜씨도 일품이지만
무언가를 아는 대장님.
 
 
 
 

하산하는 돌밭길도 만만치 않고.

생각보다 신영우친구, 잘 걸었다.
 
 
 
 

평탄길 나오니, 다 왔구나

 
 
 
 

족탁도 하고 수건도 빨고

기온이 30도를 넘었지만 계곡물은 얼음물.
 
 
'숲에 가면 
바람이 많이 이는 건
 
햇볕이 뜨거워
바람도 
몸을 식히려 온 때문이다
 
때론 소풍 가듯
바람도 쉬고 싶은 것이다
 
계곡물에
찰방찰방 발 담그고 있다가
 
마냥 놀아선 안 되지
바람은 마을로 내려간다'
(정세기, 1961-2006, 여름)
 
 
 
 

신선폭포

가물었지만 물소리 콸콸.
 
 
 
 

괴산은 평야발달이 미약한 산촌

교통이 불편하여 화양서원 등 유교 전통의식의
모습을 간직했다. 2003년 증평군이 승격,
떨어져 나갔고.
 
인구 38천. 임꺽정을 지은 홍명희(1888-1968)가
이곳 출신. 그는 숙청을 당하지 않고 북한 초대
내각, 부수상 등 최고위직을 두루 역임.
 
그의 부친 홍범식(1871-1910)의 고택이
괴산읍 동부리에 있다. 금산군수 역임.
한일합방때 자결.
 
 
 
 

송사리 천국

여러번 괴산엘 왔어도 못가본 곳이 있다.
연풍성지, 영풍동헌, 마애불좌상,
홍범식고택, 고산정 등.
 
대학옥수수는 더 먹고 싶고.
 
 
 
 
 

세 줄기 소나무 잘 자라고 있고

 
 
 
 

칠보산 첫 등반시

몇개의 선녀탕이 숲 속에 감춰져 있어
발가벗고 이탕에서 저탕으로 뛰놀았는데
어디에 감추어져 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
 
살구나무골 어디에 있을텐데.
출입금지구역에 있는지.
 
 
 
 

두번째인가 갔을 때 친구들

이중 두 명은 만날래야 만날 수 없고.
 
 
 
 

쌍곡폭포도 지나고

소금강, 떡바위와 함께 쌍곡구곡(쌍곡계곡
9개 절경)의 하나.
 
괴산의 3대구곡은 쌍곡구곡, 화양구곡
그리고 선유동구곡.
 
 
 
 

계곡입구의 다온길 카페

우리도 산길을 다온 셈.
 
 
 
 

우리가 걸은 길, 빨간 선따라

13천보를 걸어
쉬는 시간 포함 5시간 반 걸렸다.
 
이날 친구들간의 대화 주제는 셋.
 
하루 전 대학동문 선후배 모임에서 상처하고
건강이 나빠진 11년 선배의 이야길 꺼냈더니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 현재를 즐기며
나 자신을 찾고
 
미움을 버려야 한다.
 
안락사는 대세가 아니겠는가.
 
 
 
 

여름맞이준비 완료

관광객이 많아서인지
바가지 상혼이 만만치 않은 곳.
 
 
 
 

소금강 앞 소금강식당에서 능이버섯오리탕

소금이 강으로 흐르는 곳,
얼마나 짠지.
 
탕은 물론, 물병, 술병, 반찬, 그릇 등
모두 우리가 날라야.
 
맛도 형편없고.
 
흥구친구 놀면서 사업 상담.
 
 
 
 

맛있는 것은 앞의 경치, 소금강

뒤는 군자산(948m). 대청봉대장왈 오를만
하다고. 깍아세운 절벽이 있는 험난한 산.
7km에 6시간 소요.
 
마음 먹지 않는 게 좋을 듯.
 
 
 
 

몸 좀 닦고 옷 갈아 입으려고

소금강 냇가로 갔더니,
중국여인 잠자리채로 송사리를 잡는다나.
 
같이 온 두 필리핀 친구들은 구경만.
잡히겠나?
 
매운탕 잘 끓여먹으라 하고 인사했고.
 
 
 
 

귀경하는 길

날이 저물었는지
부드러운 분홍색 세상.
 
 
 
 

음성, 용성저수지 지나고

'바람은 꽃향기의 길이고
꽃향기는 그리움의 길인데
내겐 길이 없습니다
 
밤꽃이 저렇게 무시로 향기를 쏟는 날
나는 숲 속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님의 체취에 그만 정신이 아득해졌기 때문입니다
 
숲은 숲더러 길이라 하고
들은 들더러 길이라는데
눈먼 나는 아아
어디로 가야 하나요
 
강물은 강물로 흐르는데
바람은 바람으로 흐르는데...'
(오세영, 1942-, 6월)
 
 
 
 

토요일인데도 상경길은 뻥 뚫렸고

젊은 친구들은 뒷풀이 한다고 길동 하차.
집에 오니 9시.
 
산악회, 그리고 동참한 친구들 덕에
즐거웠던 하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