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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살래길, 장릉의 낙엽을 밟으며

'잎 진 오솔길을 걸어봐요 밟히는 낙엽은 통증이 없대요 외려, 밟고 지나가는 이들이 아파한대요 놓는 순간 다 잊는 거래요 그래요 사랑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욕심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밟고 지나가는 세월만 아파하고 밟히는 마음들은 낙엽 같았으면 싶어요 잎 진 오솔길을 걸어봐요 노랗거나 붉은 빛이 처음엔 슬퍼 보이나 조금 걷다보면 한없이 평화로워요 한 때의 통증 그것은 낙엽처럼 세월의 갈피 어디 무상(無想)을 향한 일부임을 알게 되지요' (노홍균, 낙엽) 거리는 온통 낙엽만 흣날리고. 벌써 가을은 가려하는구나. 경희, 경진친구를 기다리는 동안 천년고찰, 검단사(黔丹寺) 한 바퀴. 다휴산방에 비친 앙상한 나무, 겨울의 느낌. 감나무 두 그루는 가을 분위기. 신라시대 이절을 창건한 혜소스님(검단선사)의 영정, 아미..

2021.11.21

11월의 버드나무나루께길

'맑은 바람결에 너는 짐짓 보도 위에 아름다운 연서를 쓰기도 한다 신비로워라 잎사귀마다 적힌 누군가의 옛추억을 읽어가고 있노라면 사랑은 우리들의 가슴마저 금빛 추억의 물이 들게 한다 아무도 이 거리에서 다시 절망을 노래할 수 없다' (곽재구, 1954-, 은행나무) 아홉친구가 양평역에서 모였다. 용문에서 온 손재완친구, 건강이 좋아졌고. 덕소에서 온 이명우친구, 카나다에서 귀국하여 두번째 모임 참석. 갈산공원-남한강변길- 현덕교-흑천길 그리고 해장국거리에서 해장국+한 잔 소노휴 양평(구 대명리조트 양평)-원덕교- 원덕초-종착역 원덕역 이날 10.8km, 18천보를 걸었다. 그리고 부드러운 산세, 찰떡궁합이다. 오리의 철이 돌아왔다. 텃새인지, 먼 길 온 나그네새인지. 날씨는 좀 덥게 느껴졌으나 다음날이 ..

여행 이야기 2021.11.07

역시 망월사 단풍(丹楓)이야

'이 가을에 한 번이라도 타오르지 못하는 것은 불행하다 내내 가슴이 시퍼런 이는 불행하다 단풍잎들 일제히 입을 앙다문채 사색이 되지만 불행하거나 불쌍하지 않다 단 한 번이라도 타오를 줄 알기 때문이다 너는 붉나무로 나는 단풍으로 온몸이 달아오를 줄 알기 때문이다 사람도 그와 같아서 무작정 불을 지르고 볼 일이다' (이원규, 1962-, 단풍의 이유) 편의점에서 물 한 병 사려고 하였더니 군고구마를 판다고. 얼마만이냐, 군고구마 먹어본지. 역시 고구마는 구워먹어야 제 맛. 서울 근교 산길엔 신영증권홍보판을 쉽게 볼 수 있다. 좋은 전략 아닌가. 며칠 전 왔으면 더 좋을 뻔. 설악산보다 훨씬 좋다. 뱃살 측정기. 나는 30대. 60대 다음 칸은 '마음만은 홀쭉해' 큰 바위 틈이 옛날보다 훨씬 벌어졌고. 옛날..

2021.11.01

노인이 되어 찾은 오대산 노인봉

평창 대관령면에 새터전을 마련한 동걸친구의 부름을 받고. 친구와 마지막 여행을 한 것은 3년전 가을, 해남 달마고도 트래킹. 여행 2,3일 전부터 허리 둘레가 불편하여 공릉동 재활의학과를 찾았더니, 반팔옷을 입은 건장한 박준용원장, "둘레길을 도니 허리 둘레가 고장이 나죠." 완치가 되겠냐 했더니, "떡국을 안먹으면 되지요." 한참 멍때렸다. 오랜만에 친구와 만났고, 커피에 감자떡 한 개씩 하고 출발. 최희준(1936-2018)씨의 '진고개신사'가 생각났다. 물론 충무로 2가, 남산골의 선비들이 나막신을 신고 걸었던 진고개와는 틀리지만. 비오면 질었던 고개라는 뜻은 마찬가지. 고개가 길어서 긴고개가 진고개가 되었다고도 하지만. '담배 연기 속에 아련히 떠오르는 그 여인의 얼굴을 별마다 새겨보는 별마다 새..

2021.10.25

인제 용대리의 가을을 걷다

정말 오랜만에 동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입사동기 5인방의 여행. 코로나로 모임이 어려워진 요즈음 몇 명만의 모임이 일반화 되는 것 같다. 인제읍, 원통 등에서 가끔 정차.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라고 하는 말,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게다. 인제군 북면 원통리, 군인들이 법석대는 곳이지만 읍은 아니다. 인제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군이고 따라서 인구밀도도 가장 적은 지방. 인구는 32천명. 향로봉, 설악산, 점봉산, 대암산 등이 있고 진부령, 미시령, 한계령 고개도 있고 소양강이 군의 중앙으로 흐른다. 북천이 흐르고. 인제 서화에서 발원하는 북천은 원통에서 설악산에서 발원하는 방천과 합류하고 현리에서 내린천에 합쳐지며 인제 합강리에서 소양강과 합류한다. 잎모양이 버들처럼 생겨 버들마편초...

2021.10.14

묵호 등대, 삼척 촛대바위, 덕봉산 산책

9/27(월) 6시 15분, 동해로 길 떠나며 본 아침 노을, 정말 오랜만. 동쪽이 고기압이란 이야기. 이번 여행도 좋으리라는 예감이 들었고. 짧은 스포츠가리 이발을 했다. 돼지모임 사인방, 7:30분 아름여행사의 빨간 버스에 몸을 실었고. 세번째 모임. 코로나로 아침으로 주는 찹쌀밥은 날아가고. 건너편으로 공작산(887m)이 보인다. 모양새가 공작처럼 우아한. 수타계곡에는 월인석보가 발견된 수타사(壽陀寺)가 있다. 수타는 정토세계에서 무량한 수명을 누리라는 뜻. 묵호항 활어센타 3층 패밀리 레스토랑 뒤는 수변공원 전망대. 가이드말로는 일제시대 이곳에서 일본으로 수송된 석탄 때문에 묵호라는 이름이 나왔다고 하지만 묵호 옛이름은 오진(烏津)이었으나 강릉부사 이유응(1817-1874)이 새와 바위가 많은 것..

여행 이야기 2021.09.29

거무내길 걷기

상봉역에서 시간 늦게 도착해 헐떡거리는 친구의 모습, 왜 그런지 신선한 느낌. 두물머리의 모습 또한 언제 보아도 신선한 느낌. 옛날 마포나루를 이어주던 번창했던 나루터. 물안개, 수양버들이 연상되는 곳. 들판도 신선했고. 오랜만에 걷는 거무내길 7.2km. 원덕 1리(덤바위마을)를 지났다. 덕(德)의 고향인지 모든 덕의 근본이 있는 마을인지. 덕(德)과는 소원한 마을은 아니겠지. 멕시코 원산이며 멕시코 국화. 이곳에 오르면 양평, 일곱개의 읍이 보인다해서 칠읍산이라 불리기도. 양평이 돼지감자 제1산지. 음식으로 먹는 천연 인슐린, 돼지감자. 북아메리카 원산. 꽃도 볼만한데 용인 매실밭의 꽃보다 시원찮다. '화왕산 억새의 흰 머리칼이 바람에 흩날린다 이렇게 늙어가는 것들이야 어떻게 하겠냐만 남도 삼백 리 ..

여행 이야기 2021.09.24

청태산 2박 3일

9/8(수)일 횡성 청태산가는 길, 한강을 건너자니 잔뜩 찌프린 하늘. 횡성으로 달리니 하늘은 멋있는 가을 하늘로 복귀. 등산코너를 돌다 셔츠 2, 바지 1점 구입. 5만원이 안되었다. 영원무역이 운영하는 점포. 재혁친구가 둘째 사위와 일전에 들렸다고. 자매식당에서 칼만두국 한 그릇, 6천원. 블루리본서베이(국내 레스토랑 가이드북), 2014년에 실린 맛집. 할머니 자매가 운영하는 집으로 맛도 그만. 이집의 감자전 또한 명물인데- 저녁에 휴양림에서 부처먹기로 했고. 식후, 인근의 둔내농협하나로에서 3일간 먹을 양식 구입. 청태산자연휴양림 도착, 우리의 숙소(8인용) 가문비에 짐 풀고. 우리가 다녀본 숙소 중에서 제일 맘에 들었다. 장애인용 주차장이 있고, 넓직한 마당이 있는 외딴 독채. 등급있는 월남참전..

여행 이야기 2021.09.12

연천 호로고루, 파주 산책

'내 죽어 다시 태어난다면 한 조각 구름이나 되어 어느 황량한 산 위에 호젓이 떠 있으리라 설령 내 생명이 바람에 정처 없이 떠돌지라도 한 오리 애착도 남기지 않고 산산이 부서져 비 되어 떨어져도 애처러울 것 하나 없는 가벼운 영혼이고저 밤이면 별들의 속삭임도 들어보고 떨고 있는 초생달도 품어 보리라' 멀리 보이는 산은 지난주 올랐던 감악산(675m). 압구정로데오에서 출발한 팀, 금촌에서 출발한 팀이 모여 10 명. 호루고루의 해바라기가 유명세를 탔는지, 주차장이 꽉 찼다. 지역주민들이 자원봉사로 주차 관리. 오랜만에 정성은, 송승현친구 참여. 2002년 북한에서 모형으로 제작 보내준 것. 중국 지린성 지안시 소재. 바다의 신 큰 딸이 태양의 신, 아폴로를 짝사랑하다 죽어, 무덤에서 피어난 꽃. 8-9..

여행 이야기 2021.09.06

감악산 산행기

'당신 품에 안겼다가 진달래꽃 술렁술렁 배웅합니다 앞서 흐르는 물소리로 길을 열며 사람들 마을로 돌아갑니다 살아가면서 늙어가면서 삶에 지치면 먼발치로 당신을 바라다보고 그래도 그리우면 당신 찾아가 품에 안겨보지요 그렇게 살다가 영 당신을 볼 수 없게 되는 날 당신 품에 안겨 당신이 될 수 있겠지요' (함민복, 1962-, 산) 성수대교 건너 구리터널을 지나 구리-포천고속도로를 타다 양주나들목을 빠져 파주 적성면, 감악산으로. 한시간 10분이면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 편리한 세상이 되었다. 영우친구가 편집한 60-70 올드 팝송을 들으며 Can't help falling in love, Sad movies, All for the love of a girl--- 출렁다리를 건너 운계폭포, 범륜사를 걷다보..

2021.08.30